KDI “경기 부진 완화…대외 불확실성은 지속”

◆KDI '11월 경제동향'
반도체 회복세…"생산·수출 부진 완화"
이·팔 사태 등 변수…"불확실성 높아"

부산항 신선대부두. 연합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개월 연속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사태로 인한 국제유가 변동성 등은 향후 불확실성으로 꼽혔다.


KDI는 7일 발간한 ‘11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KDI는 올 6월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경기 저점론’을 시사한 후 지난달 “경기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KDI가 지난달에 이어 2개월 연속 경기 부진 완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은 셈이다.


KDI가 주목한 것은 반도체 생산 회복세다. 올 9월 반도체 생산은 전월 대비 12.9% 늘며 올 8월(13.5%)에 이어 2개월째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생산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2월 이후 14년 7개월 만이다. KDI는 “서비스업 생산의 완만한 증가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과 수출 부진이 완화되고 있다”고 했다.


단 KDI는 설비투자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 9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KDI는 “설비투자는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며 전반적으로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며 “반도체 생산 부진 완화에도 반도체 재고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해 반도체 신규투자 수요는 여전히 낮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대외 불확실성이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의 통화 긴축 기조와 이·팔 사태로 인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불안이 대표적인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힌다. KDI는 “세계 경제는 고물가에 대응한 긴축적 통화 정책과 중동 정세 불안이 지속되는 등 경기 불확실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유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금리 부담으로 기업 심리는 여전히 위축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KDI는 “미국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이 파급돼 국내 시장금리도 상승하며 내수 경기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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