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머리카락이 짧다는 이유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여성이 20대 남성에게 폭행 당한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여성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여성 숏컷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 5일부터 엑스(X·전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여성_숏컷_캠페인’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짧은 머리스타일을 인증하는 게시물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관련 게시물은 엑스에서만 약 5000건이 넘게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대 남성 A씨는 지난 4일 밤 12시10분께 진주시 하대동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던 20대 여성 B씨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 폭행을 말리던 50대 남성도 크게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가운데, 해당 사건 피의자가 "여자가 머리가 짧은 걸 보니 페미니스트다"라는 이유로 때렸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일고 있다.
여성들은 "머리카락이 짧다고 폭행당할 수 있다는 현실은 말도 안 된다", "머리카락 짧으면 맞아야 하나", "여자가 숏컷 하면 안 된다는 건 무슨 논리냐", "장발 남자도 문제가 되는 건가"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숏컷 캠페인'은 2021년 도쿄올림픽에서 짧은 헤어스타일을 선보인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에게 일부 누리꾼들이 '페미니스트'라고 비난 받았을 때 처음으로 시작됐다. 당시 안산 선수를 비난했던 누리꾼들은 "여대 출신 숏컷은 90% 이상 확률로 페미니스트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비난이 이어지자 신체심리학자 한지영씨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여성 국대 선수 헤어스타일로 사상 검증이라"고 지적하면서 "우리 여성 선수 선전을 기원하며 #여성_숏컷_캠페인 어떤가요. 바야흐로 숏컷 하기 좋은 계절"이라고 숏컷 캠페인을 제안하고 나섰다.
당시 해외 언론 매체도 한국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주목했다. 미국 폭스뉴스와 프랑스 AFP통신, 독일 슈피겔 등 주요 언론은 ‘한국의 금메달리스트가 머리 길이 때문에 온라인의 안티페미니즘 운동으로부터 공격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경남 진주경찰서는 특수상해 및 재물손괴 혐의로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