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으로 국내 마약류 사범이 2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밀수입과 더불어 외국인 사범도 증가했다. 검찰은 국제 공조를 강화해 대한민국의 ‘마약청정국’ 지위를 되찾겠다는 방침이다.
7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마약류 사범은 2만 230명으로 집계돼 지난해 전체 사범인 1만 8395명을 초과했다. 정부가 마약류 통계를 작성한 이래 마약류 사범이 2만 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에 유통되는 마약류 대부분은 해외로부터 밀수입된 것으로 마약류 압수량도 2020년 242.3㎏에서 올해 8월 기준 518.9㎏로 껑충 뛰었다.
올해 8월까지 붙잡힌 외국인 마약사범은 2039명으로 전년 동기(1571명)와 비교해 29.8% 급증했다. 2018년(948명)과 비교하면 3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국적별로 살펴보면 태국이 41.9%로 가장 많았으며 중국(22.2%), 베트남(19.3%) 순으로 나타났다. 검찰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에서 밀수된 필로폰 압수량도 2021년 12.4㎏에서 올해 10월까지 51.5㎏로 4배 이상 증가했다. ‘롤스로이스남 사건’ ‘대치동 학원가 마약 음료 협박 사건’같이 2차 범죄로 이어질 우려도 높다.
마약출처국 등에 대한 국제 공조 요구가 늘어남에 따라 검찰은 이날부터 8일까지 ‘제30차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를 개최한다. 마약 현황 공유 등 정보 교류를 통해 국제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회의에는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DOC) 등 국제기구와 미국·유럽·아시아 등 22개국 등이 참여한다. 이틀간 열리는 회의 주제는 △세계 마약류 동향 △각국 마약류 범죄 동향·국제협력 방안 △신종 마약류 관련 주요 변화 등이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인류 공동의 적인 마약은 한 기관, 한 국가의 힘만으로 대처할 수 없다”면서 “우리 아이들의 미래에 더 이상 마약이 발 붙이지 못하도록 협력해 마약 없는 청정한 세상을 만들자”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익명성이 높은 다크웹과 가상화폐를 악용한 국경 간 마약 밀매가 성행하며 해상 화물과 국제우편, 보디 패커를 이용한 마약 밀수도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어 초국가적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