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한 식당에서 벽 하나를 두고 신경전일 벌인 사실이 알려졌다.
7일 양측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안 의원과 이 전 대표는 전날인 6일 우연히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각각 기자들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지난 4일 이 전 대표가 부산을 찾아온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영어를 사용한 점을 비판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행사 내내 인 위원장을 향해 우리말이 아닌 영어로 응대하며 거리를 뒀는데, 이는 인 위원장을 존중하지 않는 태도라는 취지의 지적이었다고 한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가 의사인 인 위원장을 '닥터 린튼'(Dr. Linton)이 아닌 '미스터 린튼'(Mr. Linton)이라고 부른 점도 예의에 어긋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의 발언이 계속되는 와중 옆방에서 이를 듣고 있던 이 전 대표가 안철수씨 조용히 하세요", "안철수씨 식사 좀 합니다", "안철수씨 조용히 좀 하세요"라며 여러 차례 고함을 쳤다.
잠시 정적이 흐른 뒤 안 의원은 "내가 틀린 말 한 건 없지. 모두가 이준석을 싫어하는데 같이 할 사람이 있겠나. 소리치는 것 봐라"라며 대화를 이어갔다.
이후로는 고성이 오가지 않았고, 두 사람은 각자 식사를 마친 뒤 마주치지 않은 채 식당을 떠났다.
안 의원과 이 전 대표는 2016년 20대 총선서 서울 노원병에서 소속 정당을 달리해 맞붙은 것을 시작으로 악연을 이어왔다.
지난 달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직후 이 전 대표가 안 의원이 유세과정에서 욕설했다고 지적하면서 이들의 악연은 다시 시작됐다. 이에 안 의원을 보궐선거가 패배할 것이라고 주장한 이 전 대표를 '내부총질로 당을 망치는 응석받이'라고 비판하며 제명 운동에 돌입, 당 윤리위원회 제명 요구안을 제출했다.
두 사람에 이에 그치지 않고 서로 발언을 하나하나 뜯어가며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안 의원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유세 과정에서 불거진 '욕설 논란'과 관련해 이 전 대표가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며 이 전 대표 제명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