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난 탓에…박람회 미루고 합창단 창단도 '스톱'

['허리띠 졸라매기' 나선 지자체]
내년 세수비상에 사업연기 속출
세종 도시정원박람회 1년 연기
대구선 엑스코전시장 증축 불발
부산은 정치권에 지원 요청 나서

세종시 행복도시내 조성된 국립세종수목원. 사진제공=산림청


내년에도 부동산 시장 침체와 경기 악화에 따른 세수 절벽이 예상되면서 지방자치단체 살림살이에 비상이 걸렸다. 지자체들은 결국 현안사업 또는 공약사업까지 줄줄이 연기하며 ‘마른 수건 쥐어짜기’에 돌입했다.


7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세종시는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오는 2025년에서 2026년으로 1년 연기하기로 했다. 정원과 연계한 문화행사로 국제정원도시박람회를 개최해 정원관광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전략인데 대내외적인 변수와 시정 여건을 고려해 개최 시점을 조정한 것이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어려운 시기에 시 재정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취지에서 1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구에서는 재정난으로 엑스코 제2전시장 증축 예산 44억 원이 내년도 예산안에 미반영 됐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예정됐던 2전시장 증축 착공 계획이 2025년 이후로 사업시기가 조정됐다. 제2수목원 보상 예산 20억 원 역시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되지 못하면서 보상시기가 내년 이후로 조정됐다.


울산시는 도시철도(트램) 1호선 건설 사업이 내년 예산에 반영되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해 기획재정부의 예산 책정 이후 타당성 재조사가 통과되면서 빠졌는데, 국회 증액을 통해 예산을 확보할 방침이다. 울산시는 7일 트램 1호선 기본계획 수립 용역 발주와 관련 입찰을 진행한다. 울산시는 기본계획 수립 후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고 곧바로 기본 및 실시설계 절차에 돌입할 예정이다. 울산시는 내년 8월 실시설계에 착수할 계획이나 내년 예산에 넣지 못할 경우 업무 공백이 발생한다.


울산시교육청은 정부의 보통교부금 감소로 긴축재정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디지털 수업 인프라 구축 사업’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 사업은 2025년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내년 초등학교 3~4학년 대상 1인 1 스마트기기를 보급하는 내용이다. 시교육청은 올해 이 사업에 예산 200억원을 편성했으나 전액 삭감됐다. 시교육청은 내년도 예산 상황을 고려해 2025년 재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규모 체험관 건립 사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안전체험관을 비롯해 각 구군별로 설치 예정이었던 소규모 체험관 건립 사업도 무산될 위기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지역문화예술분야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39세 이하 쳥년음악인을 대상으로 대전시민교향악단을 창단했다. 이어 2024년 시민합창단을 창단하겠다고 밝히는 등 문화예술육성의지를 강력히 피력했다. 그러나 최근 이 시장은 내년 창단예정인 시민합창단 창단을 2025년으로 미뤘다고 밝혔다. 2024년도 예산이 빠듯해 합창단 창단 예산확보가 어렵다고 판단했다.


광주와 대구를 잇는 ‘달빛고속철도’ 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사업비 4조5158억 원 규모로 전액 국비로 추진되는데 세수 부족에 따라 재정건전성 타격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지난 8월 여야 의원 261명이 달빛고속철도 건설 특별법을 발의해 주목을 받았지만 이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골자로 한 특별법 제정 역시 지연되거나 없던 일로 될 가능성이 크다. 예타를 받아 ‘경제성이 없다’고 판명되면 2026년 조기 착공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달빛고속철도는 동서화합과 국토균형개발을 위한 영호남 숙원사업이나 낮은 경제성 때문에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되지 못했다.


부산시는 내년도에 역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국비 사업 중 정부 예산안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당면 현안과 신규사업의 증액을 위해 여야 정치권에 지원을 요청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8월 정부안에 남부권 관문공항인 가덕도신공항을 조기 개항하기 위한 예산이 반영된 이후 ‘가덕도신공항건설공단법’이 지난 10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필요한 ‘공단 설립·운영’ 예산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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