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등 여파에 '빌라 전세족'보다 '아파트 월세족'을 선택하는 임차인들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나는 수요에 아파트 전셋값뿐 아니라 월세 가격도 비싸지며 월세 100만 원 이상의 거래 비중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8일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경제만랩이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10월 서울 소형 아파트(전용면적 60㎡ 이하)의 전월세 거래량은 총 11만 4962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국토교통부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1~10월 기준)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같은 기간 월세 비중은 50.2%(5만 7761건)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월세 거래 중 월세가 100만 원 이상인 거래의 비중도 20%로 역대 최고치를 보였다. 2021년 1~10월 6229건에 불과했던 100만 원 이상 월세 거래는 올해 1~10월 1만 1805건으로 90%가량 급증했다. 이는 전체 월세 거래량 증가폭(약 32%)을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전세사기로 인해 빌라 수요자들이 소형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 진입하면서 거래량과 월세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서 소형 아파트 월세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금천구였다. 올해 1~10월 금천구 소형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2501건이었으며, 이 중 월세가 1594건으로 63.7%에 달했다. 구로구(61.3%), 중구(58.7%), 강남구(58.0%), 강북구(57.9%), 관악구(57.3%), 마포구(57.1%), 송파구(55.0%), 중랑구(53.3%), 종로구(52.8%), 강동구(51.6%), 서대문구(51.3%), 서초구(50.3%) 등 총 13개 구의 월세 비중이 50%를 넘었다.
월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월세 가격도 오르고 있다.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의 A아파트 전용 59㎡는 지난 9월 보증금 3억 원, 월세 90만 원에 계약이 성사됐는데 지난 달에는 보증금 3억 원, 월세 155만 원에 세입자를 찾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월세가격지수는 105.4로 올 들어 가장 높았다. 이는 올해 1월(103.4)보다 1.9% 오른 수치다. 숫자가 높을수록 월세가 비싸지는 것을 의미하는 전국의 전월세 전환율은 지난 2월 6%를 돌파한 뒤 9월까지 6.1%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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