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바드, 빙 등 내로라하는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항하기 위해 삼성전자(005930)가 내놓은 야심작이 베일을 벗었다. 천재 수학자의 이름을 붙인 삼성전자의 새로운 AI는 갤럭시S24에 탑재돼 AI의 활용 범위를 대폭 확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8일 서울 서초구 서울R&D센터에서 삼성리서치 주관으로 연 삼성 AI 포럼 2023 둘째 날 행사에서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삼성 가우스’를 최초로 공개했다.
삼성 가우스는 머신 러닝과 AI 기술의 근간이 된 정규분포 이론을 정립한 천재 수학자 칼 프리드리히 가우스의 이름을 빌렸다. 세상의 모든 현상과 지식을 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삼성 가우스는 활자와 코드, 이미지, 영상, 오디오, 멀티·합성 미디어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능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 가우스는 회사 내 업무 혁신을 추진하고 나아가 사람들의 일상에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기능을 중심으로 개발됐다. 머신 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언어 모델 △코드 모델 △이미지 모델 등 3개 기능이 핵심이다.
텍스트를 생성하는 언어 모델은 클라우드와 온디바이스를 위한 다양한 형태로 이뤄졌다. 메일 작성이나 문서 요약, 번역 등 업무를 더 쉽게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돕는다.
코드 모델을 기반으로 개발된 AI 코딩 어시스턴트 ‘코드아이’는 사내 소프트웨어 개발에 최적화돼 개발자들의 코딩 작업을 보조한다.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코드 설명이나 테스트 케이스 생성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이미지 모델은 사진이나 그림 등 창의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기존 이미지를 원하는 대로 바꾸는 기능을 갖췄다. 저해상도 이미지의 고해상도 전환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현재 사내에서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개선 작업 등을 거쳐 연내에는 임직원들이 사용할 수 있도록 공개할 방침이다. 보안 위협 없이 사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AI 개발을 통해 생산성 향상이 기대된다. 앞서 삼성전자는 챗GPT 등 외부 생성형AI의 빈번한 사용으로 사내 보안 위협이 높아지자 자체 AI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전자가 삼성 가우스 개발에 나선 것은 급성장하고 있는 생성형AI 자체 개발에 대응하고 자사 제품의 경쟁력 향상을 이루기 위해서다.
삼성전자의 참전으로 생성형AI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오픈AI가 지난해 11월 챗GPT를 출시한 이래 구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면서 경쟁 구도를 구축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LG·네이버·카카오 등 주요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AI를 내놓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조사 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생성형AI 시장은 지난해 101억 4000만 달러(약 13조 3000억 원)에서 2030년 1093억 7000만 달러(약 143조 4000억 원)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35.6%씩 고공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삼성 가우스를 이르면 내년 상반기 출시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에 탑재하고 온디바이스 AI 시장을 이끌 계획이다. 기존 생성형AI를 사용하려면 클라우드를 거쳐야 했지만 온디바이스 AI 기기에서는 별도 개인정보 전송 없이 다양한 기능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갤럭시 시리즈 탑재에 이어 태블릿PC·노트북 등 다양한 기기에도 단계적으로 적용해나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열린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고객이 매일 사용하는 핵심 기능에 생성형AI를 적용할 예정”이라며 “개개인의 사용 패턴과 선호도를 기반으로 더욱 의미 있고 혁신적인 경험을 2024년부터 제공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대현 삼성리서치 글로벌AI센터 부센터장(부사장)은 “생성형AI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업계, 학계 리더들과 협력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생성형AI에 대한 지속적 연구를 통해 소비자의 경험 가치를 높여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