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기 침체 여파로 글로벌 제조업의 3분기 실적이 4개 분기 연속 감소했다. 중국이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점점 현실로 다가오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이다.
10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과 유럽·일본 등 전 세계 주요 상장기업 약 1만 3000곳의 올 3분기(7~9월) 실적(미발표 업체는 시장 전망치)을 분석한 결과 제조업 부문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 크게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상장사가 전 세계 증권거래소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에 달한다.
주요 16개 업종 중 화학 기업의 순익이 43%나 급감했고 전기 분야는 12% 줄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9개 업종의 이익이 쪼그라들었다. 기계도 5개 분기 만에 -10%로 돌아섰다. 반면 비제조업 부문은 순익이 16% 늘었다.
제조업에 직격탄을 가한 것은 중국의 경기 둔화다. 수요 회복 지연으로 반도체와 설비투자 등이 침체하며 관련 기업의 수주 실적에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2% 떨어지며 석 달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13개월 연속 하락해 디플레이션 우려에 불을 붙였다. 중국의 10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 또한 경기 상승과 하락의 구분 선인 50 미만(49.5)으로 떨어지며 위축 국면에 진입했다는 신호를 보냈다. 미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옥죄고 있고 두 개의 전쟁으로 글로벌 통상
여건도 악화하면서 ‘차이나 리스크’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고금리 장기화와 맞물려 미국 경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투자은행 웰스파고는 이날 연례 경제 전망 웨비나에서 “고금리 환경으로 이미 가시화한 경제의 균열이 내년 후반으로 갈수록 심화할 것”이라며 “이자 부담이 본격화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025년 초에는 기준금리를 3.0~3.25%까지 낮춰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2.8%에서 내년 2.4%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