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값 또 오른다…방글라 '의류 임금인상 시위' 속 글로벌업체 소매가격 인상 발표

임금인상에 따른 하청 공장주 손해 상쇄 지원…5∼6% 올릴듯
의류노동자, 정부 56% 최저임금인상안 반대…시위과정서 3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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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경제 근간인 의류 부문의 노동자들이 정부의 월 최저임금 56% 인상안에 반대하며 추가 인상 요구 시위를 이어가는 가운데 방글라데시에 하청을 준 글로벌 브랜드 업체들이 소매가격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방글라데시 공장주들이 임금 인상에 따른 손해를 상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이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000여개 글로벌 의류·신발 브랜드 업체를 대표하는 이익단체 미국의류신발협회(AAFA)는 로이터에 보낸 이메일에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방글라데시 최저임금위원회는 의류 노동자의 임금 인상 요구 시위가 격렬하게 이어지자 지난 7일 월 최저임금을 1만2500타카(약 15만원)로 56.25% 올려 다음 달 1일 자로 적용한다는 합의안을 발표했다. 월 최저임금은 매년 5%씩 인상된다고 덧붙였다.


공장주들은 이번 인상에 따라 제품 생산비용이 5∼6% 올라 수익이 그만큼 잠식된다고 주장한다. 인건비는 전체 의류생산 비용의 10∼13%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스티븐 라마르 AAFA 대표는 이메일에서 글로벌 브랜드 업체들이 소매가격을 5∼6% 올릴지 여부에 대한 질문에 "확실히 그렇다"고 밝혔다.


라마르 대표는 이어 "우리 회원들은 또한 방글라데시 (의류) 노동자들이 변하는 거시경제적 조건들에 의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는 연례 최저임금 검토 메커니즘을 방글라데시 당국이 채택하도록 요구하는 탄원서를 작성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에도 AAFA의 일부 회원들은 셰이크 하시나 방글라데시 총리에게 현재 9% 수준의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의류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라마르 대표는 지난 7월에도 하시나 총리에게 비슷한 내용의 서한을 전달했다.


방글라데시 의류산업은 주로 여성들로 구성된 약 400만명 노동자의 저임금 구조 덕분에 발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의류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약 16%를 차지하며 수출 규모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방글라데시 의류 노동자들은 이번 월 최저임금 인상으로는 높은 물가를 견디기 어렵다며 추가 인상 요구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난 9일에는 수도 다카 외곽에서 최대 2만5000명의 노동자가 시위를 벌이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이날 최소 100곳의 공장이 문을 닫았다.


한편 지금까지 시위 과정에서 노동자 3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 1명은 지난 8일 시위에서 경찰 총격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노조 지도자는 최소 6명의 노조 지도자가 경찰에 체포됐고 노조들은 시위를 중단하고 정부의 임금인상안을 수용하라는 경찰 측 협박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고 AF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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