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백악관이 이스라엘과 매일 4시간씩 가자지구 북부에서 교전을 중단하는데 합의했다고 9일(현지 시간)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3일 이상(3일+α)의 교전 중지를 요청하면서도 “현재 정식 휴전 가능성은 없다”고 전했다.
이날 주요 외신에 따르면 존 커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스라엘로부터 (교전) 중지 동안 이 지역에 군사작전이 없을 것이라고 들었다”며 “교전 중지는 이날부터 시행되며 이스라엘이 매일 교전 중지 3시간 전에 시행 시간을 발표하게 된다”고 밝혔다. 다만 하마스는 일시적 교전 중지와 관련해 이스라엘과 어떤 부분도 합의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라엘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압박과 국제사회의 여론 악화 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기존 인도주의적 통로에 더해 해안가 도로도 추가로 열기로 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주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이 남쪽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대피 통로를 개방했으며 이스라엘의 9일 발표에 따르면 이날 하루에만 8만 명이 남부로 대피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사흘간의 ‘인도적 교전 중지’를 요구했다는 한 매체 보도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며 “나는 사흘보다 더 긴 교전 중지를 요청했다”고 답했다. 또 휴전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은 휴전에 대해서는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은 민주당 일부와 전 세계의 전면 휴전 요청에 동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데이비드 바르니아 이스라엘 모사드 국장,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이 도하에서 인질 석방과 일시적 교전 중단 문제를 논의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1~2일 정도의 교전 중단을 대가로 10~15명의 인질을 석방하는 안이 논의됐다고 전했으며 NYT는 이스라엘이 3일간 공격을 중단하고 하마스가 최대 15명의 인질을 석방하는 안이 테이블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억류 중인 인질이 239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편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전쟁 목표가 가자지구 재점령이 아니라 하마스 제거에 국한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반면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10일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와의 통화에서 “가자지구의 민간인을 상대로 한 전쟁 강도가 높아져 확전이 불가피해졌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