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삼프로TV로 이름을 알린 이브로드캐스팅의 코스닥 상장 일정이 2개월가량 늦어지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브로드캐스팅이 제시한 미래 추정 실적에 대한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자 상장 심사에도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브로드캐스팅이 우회상장을 위해 합병 대상으로 고른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엔에이치스팩25호(438580)는 지난 8일 합병에 관한 증권신고서 제출 예정일을 기존 10월 13일에서 12월 18일로 변경한다고 공시했다. 이브로드캐스팅의 코스닥 상장 예정일도 내년 1월 16일에서 3월 20일로 연기됐다.
이브로드캐스팅은 7월 21일 한국거래소에 엔에이치스팩25호와 소멸방식 합병을 위해 상장 예비 심사를 청구했다. 하지만 거래소가 정한 심사 기한 45영업일을 넘겨서도 승인이 이뤄지지 않자 부득이하게 관련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보인다. 상장 예비 심사에 통과하면 엔에이치스팩25호 주주들의 합병 찬반 투표와 주식 매수 청구 등을 거쳐 합병이 이뤄진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브로드캐스팅이 합병 후 시가총액과 미래 실적을 다소 높게 제시해 승인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엔에이치스팩25호가 제출한 합병 계획서 등에 따르면 이브로드캐스팅의 기업가치는 2441억 원(스팩 보유 현금 제외)이다. 이브로드캐스팅은 지난해 매출 282억 원에 영업이익 76억 원, 순이익 58억 원을 기록했다. 이를 토대로 계산한 주가순이익비율(PER)은 약 42.1배다. 합병 계획서에 유사한 기업으로 제시한 한국경제TV(039340)의 PER이 현재 11.3배로 이브로드캐스팅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이브로드캐스팅은 내년부터 급격하게 실적이 늘어날 것이라는 추정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브로드캐스팅은 영업이익이 올 38억 원에서 2024년 147억 원, 2025년 232억 원, 2026년 334억 원, 2027년 452억 원으로 성장할 것이라 밝혔다. 매출 절반 이상이 광고 수입을 통해 발생하는 구조인데 비슷한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기업들과 비교해도 이 같은 실적 성장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프로TV의 유튜브 구독자(11월 현재 235만 명) 증가세가 둔화했다는 점도 이 같은 판단에 힘을 더했다.
심사 당국은 유튜브라는 단일 플랫폼에 매출을 크게 의존하고 있는 이브로드캐스트의 사업 지속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심이 깊은 것으로 전해졌다. 플랫폼의 운영 정책에 따라 사업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때문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현재 심사 중인 건에 대해서는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