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과천시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이 '16억 클럽' 재입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12월 15억 원대로 내려온 지 약 10개월 만이다. '준강남' 지역의 대표 주거지로 서울 접근성이 좋아 수요가 높은데다 재건축 단지를 위주로 집값이 빠르게 회복되면서다. 아파트 평(3.3㎡)당 매매가격도 서울의 대표 상급지로 꼽히는 송파·용산구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과천시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은 15억 9800만 원을 기록했다. 중위매매가격은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있는 가격을 의미한다. 과천 중위매매가격은 집값 상승기였던 2021년 7월 처음으로 16억 원을 넘어섰다. 이후 집값 하락기였던 지난해 12월 15억 5500만 원으로 내렸지만, 올해 들어 상승곡선을 그리며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과천 중위매매가격은 연내 16억 원대에 재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천 아파트값은 지난달부터 이달 첫째 주까지 1% 올라 전국에서 여덟 번째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올 9월 기준 전국에서 아파트 중위매매가격이 16억 원대인 곳은 강남구(20억 6700만 원)와 서초구(19억 5000만원)가 유일하다. 용산구(14억 9400만 원), 송파구(15억 3550만 원)도 16억 원대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과천시 아파트값 상승은 신축 대단지와 재건축이 진행 중인 구축이 견인하고 있다. 2021년 준공된 별양동 '과천자이' 전용면적 59㎡는 지난 9월 14억 6000만 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는 두 달 만에 1억 4000만 원 오른 금액이다. 같은 해 입주한 원문동 '과천위버필드' 전용 99㎡도 22억 5000만 원에 신고가를 새로 썼다. 과거 과천 대장주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인 부림동 '주공9단지'도 지난 달 전용 54㎡가 2개월 만에 1억 2000만 원 오른 12억 8000만 원에 팔렸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매매 관망세가 확산하고 있지만 과천 지역은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과천 아파트 매물은 702건으로 한 달 전보다 약 15% 늘어난 상태다. 반면 이달 첫째 주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19% 상승하며 지난주(0.06%)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중앙동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지난 달부터 매물이 눈에 띄게 늘었지만, 그만큼 인기 단지를 위주로 매수 문의도 늘어나고 있다"며 "서울시 편입 논의 이슈도 있는 만큼 아파트 집주인들이 호가를 낮출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과천은 아파트 평당 매매가격도 서울 송파·용산구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과천 아파트 평당 매매가격은 6515만 원으로 용산(6520만 원)과 차이가 4만 원에 불과하다. 송파구(6578만 원)와의 격차도 점차 좁혀지고 있다. 과천 아파트 평당 매매가격은 줄곧 용산·송파보다 높다 지난해 말 역전된 바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과천은 신축 아파트가 많아 동별 편차가 큰 용산구와 송파구보다 평당 매매가가 높게 나타난다"며 "다만 용산구에서 재건축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만큼 격차는 다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