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연구자로 재직할 시절 정부 연구개발(R&D) 사업으로 총 121억 원에 달하는 수혜를 입어놓고, 정작 정부R&D 주무부처의 장관이 된 후에는 예산을 사상 최대로 삭감하는 모순적 행동을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장관이 최근 10년 간 서울대 공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산학협력단, 반도체연구소 등의 연구 책임자나 참여자로서 총 27건, 연구비 121억 7900만 원 규모의 과기정통부 국비 과제를 수행했다”며 이 장관을 이같이 비판했다.
강 의원은 “이 장관이 서울대에서 수많은 정부 과제를 통해 대학원생들과 연구를 진행했으면서도 정작 장관이 되자 과제들이 ‘카르텔’이라며 연구비를 감액했다”며 “‘내가 하면 R&D, 네가 하면 카르텔’이느냐”고 했다.
강 의원실에 따르면 이 장관이 7년에 걸쳐 수행했던 ‘나노·소재 기술 개발’ 사업의 경우 지난해까지 예산이 늘다가 내년 정부안에서 처음으로 11.2% 삭감됐다. 또 그가 2020년부터 5억 9000만 원의 연구비를 받고 수행한 산업통상자원부 ‘차세대 지능형 반도체 기술 개발’ 과제도 올해 연구비가 전년 대비 15.4% 감액됐다.
강 의원은 “이 장관 본인이 미래 과학인들과 함께 했던 시절을 기억한다면 자신이 더 이상 수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어린 과학자들에게 (예산 삭감을 통해) 좌절감을 선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은 내년도 R&D 예산안에서 기초연구 지원 등 일부 예산의 증액을 추진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