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한미, ‘北 하마스식 기습’ 응징할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하라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이 13일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갖고 공동성명을 통해 “보다 강화된 확장억제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국방장관은 이날 2013년에 체결된 ‘한미 맞춤형억제전략(TDS)’을 10년 만에 개정하고 새 TDS에 서명했다. 개정된 TDS에는 북한의 핵 사용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의 전략자산과 한국의 재래식 전력을 포함한 한미 동맹의 모든 능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반영됐다. 신 장관은 회담을 마친 뒤 “북한이 전쟁 도발을 하게 되면 없어지는 것은 김정은 정권”이라며 한미 동맹의 압도적 대응 의지를 강조했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는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상시 전투태세)’ 자세를 갖추고 있으며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은 철통같다”고 화답한 뒤 미국 항모가 곧 한반도에 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이번 SCM 개최를 계기로 북한의 기습 공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 능력을 갖춰야 한다. 핵·미사일을 고도화하는 김정은 정권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혼돈을 틈타 갑자기 도발을 감행해 ‘다중 전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날 오스틴 장관 일행을 만난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이 오판해 하마스식 기습 공격을 포함한 어떠한 도발을 감행하더라도 즉각적으로 단호히 응징할 수 있는 한미 연합 대비 태세를 유지해달라”고 말한 것도 최근 북한의 호전적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


북한은 러시아와 ‘악마의 거래’로 핵·미사일 고도화를 꾀하면서 되레 한미 양국을 싸잡아 비난하는 적반하장식 태도를 보이고 있다. 북한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는 한미 국방장관 회의에 대해 “새로운 침략 전쟁을 도발하려는 위험천만한 기도”라고 생떼를 부렸다. 북한의 최악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북한 미사일 발사 정보 공유 등 한미 핵협의그룹(NCG) 운영 방안 구체화를 통해 확장억제 실행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 이와 함께 킬체인 강화와 압도적 군사력 확보 등으로 자주 국방 역량을 강화해 북한이 감히 도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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