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의 신당 창당이 가시화되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새로운 정당을 만들면 성공 여부와 별개로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이 변화와 혁신에 몸부림치며 세력 확장에 나서도 부족한 판에 ‘적전 분열’의 길로 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의 본령은 대화와 타협이기 때문에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과도 공존해야 한다. 배제하고 징계하는 정치로 성공한 전례는 찾기 어렵다. 국민의힘이 뺄셈 정치가 아닌 덧셈 정치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다.
2016년 총선 당시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을 나와 국민의당을 세웠을 때를 생각해보자. 당시 국민의당 전체 의석수는 38석이 나왔지만 수도권 의석은 2석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대부분 호남에서 얻었다. 이처럼 민주당에서 나온 정당도 득표가 쉽지 않은 수도권 선거는 1000여 표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국민의힘에 ‘이준석 신당’의 등장은 특히 수도권에서 악재가 될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런데도 이 전 대표에게 신당을 창당해 나가라고 하는 것은 현실 정치를 도외시한 뺄셈 정치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이준석’의 2030세대, ‘안철수’의 중도 세력과의 연합이 있었기 때문이고 이준석·안철수, 심지어 유승민·나경원까지 대선 승리를 위해 함께 뛰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편 가르기와 잘못된 뺄셈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 당의 구성원 모두를 원 팀으로 만들 수 있는 덧셈 정치, 포용 정치, 공정하고 민주적인 정당정치를 실현해야 한다. 필자는 이 전 대표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가 국민의힘의 약점인 중도·청년·호남을 일정 부분 대변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고 우리와 한배를 탔던 사람들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왔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모두 나와 같아지기를 바라지 마라. 매끈한 돌이나, 거친 돌이나 다 제각기 쓸모가 있는 법”이라며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상생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기셨다.
총선 승리를 지상 과제로 삼고 하루빨리 덧셈 정치로 돌아가야 한다. 서로의 차이를 현미경으로 찾지 않고 망원경으로 멀리 보는 관용과 포용의 정신이 절실하다. 김기현 대표와 이 전 대표도 덧셈 정치로 돌아가 대의를 위해 결단해야 한다. 진정한 용기는 상대를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대에게 양보하고 포용하는 것이다. 총선 승리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진정한 용기를 보여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