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꺾기’ 논란에 금융감독원의 검사를 받고 있는 하이투자증권이 부동산금융 사업을 대거 축소했다. 그러면서 부동산PF 사업을 이끌며 지난해 여의도 ‘연봉왕’에 올랐던 김진영 하이투자증권 투자금융총괄 사장도 면직 처리했다.
하이투자증권은 14일 이 같은 내용의 부동산금융 부문에 대한 인사와 조직 개편을 실시했다. 이번 인사로 7명의 임원이 교체됐는데 이들 중 2명은 면직 처분을 받았다. 부동산PF 부문을 이끌어온 김 사장도 면직 대상에 포함됐다. 김 사장은 지난해 연봉 65억 원을 받으며 하이투자증권은 물론 여의도 증권가에서 최고 수입을 올려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 속에 부동산PF 부문 실적이 악화되고 부실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책임을 피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또 김 사장이 최근 흥국증권에 다니는 아들에게 대규모 기업어음(CP) 발행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조직 개편을 통해 부동산금융 부문도 축소시켰다. 총괄 대표를 뒀던 부동산금융은 대표이사인 홍원식 사장 직속의 4개실로 조정됐다. 홍 사장은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을 위해 진태우 프로젝트금융실장, 홍원표 구조화금융실장, 함재두 부동산금융실장, 민재훈 투자금융실장 등을 신규 선임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총괄-부문-본부-실’의 조직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하이투자증권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대표이사 직속의 투자심사실도 신설했다. 또 투자 심사 업무의 관리·감독 역할을 수행하는 리스크감리부도 새로 설치했다. 하이투자증권의 대대적인 조직·인사 개편은 최근 정치권과 금융 당국의 압박을 상당 부분 고려한 조치로 알려졌다.
앞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하이투자증권이 한 부동산 개발 업체에 대출을 해주는 조건으로 30억 원 상당의 자사 부실채권을 팔았다는 이른바 ‘꺾기’ 의혹을 제기했다. 홍 사장은 국감에 출석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금감원은 이에 대한 조사를 위해 관련 자료 제출 등을 요구했으며 필요할 경우 현장 조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