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양주시는 재단법인 기호문화재연구원와 문화재청의 예산을 지원 받아 추진 중인 양주 대모산성(사적 제526호)에 대한 13차 학술발굴 조사 중 성내 상단부 집수시설에서 태봉국의 연호가 쓰인 목간이 출토됐다고 15일 밝혔다.
이 목간은 8각으로 나무를 다듬어 그중 제1면에 “政開三年丙子四月九日, ‘城’, ‘大井’, ‘大龍’이라는 단어가 묵서됐다. 내용은 태봉국 3년인 병자년 4월 9일에 성의 큰 우물에서 큰 용을 위한 제의 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큰 용은 왕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정개는 태봉국에서 914년부터 사용하였던 연호이고, 정개 3년은 병자년으로 문헌 기록과 일치된다.
출토된 목간은 길이 30cm의 원통형 나무를 8각으로 면을 다듬어 여섯 면에 한 줄씩 발원문을 쓰고, 제7면은 비우고 제8면에 사람 얼굴과 3줄의 묵서가 있다.
제1면에 위의 내용을 적어 의례의 목적을 밝히고 있으며, 제8면에는 사람의 얼굴과 세 줄의 묵서가 쓰여 있다. 현재까지 전체 내용은 알 수 없으나 주술적인 용도로 제작된 것으로 시는 추정하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묵서가 확인된 목간의 출토 수량은 250여 점뿐인 데다 대부분 세장형으로 만든 납작한 형태가 주류를 이루며, 대모산성 출토품과 같이 다각면 목간인 고(觚)는 그 수가 많지 않다.
목간의 용도는 물품 꼬리표나 신분증명서가 대부분이며, 의례에 쓰인 것은 몇 예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고(觚)는 문서의 메모나 논어 등의 학습용으로 쓰인 예가 있다.
이번 출토품은 의례에 사용됐으며, 제작 년대가 확실하고, 글자의 숫자도 8면에 120여 자의 묵서가 있어 지금까지의 출토품 중에서는 가장 많은 내용을 담고 있다.
한편 목간과 함께 길이 30cm의 작은 배 모양의 목기가 함께 출토됐다. 소형의 배 모양 목기의 출토 예는 경주 월성에서 확인된 바 있는데, 이 목기 역시 주술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