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의 대량 퇴직이 본격화하면서 매달 분배금을 주는 월배당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퇴직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사라진 월급의 빈자리를 메우는 일이다. 국민연금만으로 채우기엔 현역 시절 월급이 차지했던 자리가 너무 크다. 그래서 남은 공백을 ETF 분배금으로 채우려는 것이다.
ETF의 분배금은 주식회사가 주주에게 나눠주는 배당과 유사하다. 회사가 이익잉여금을 주주에게 나눠주듯 ETF도 기초자산에서 발생한 이자와 배당 수익 등을 투자자들에게 나눠준다. 분배금 지급 주기는 ETF마다 달리 정할 수 있는데 최근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ETF가 속속 상장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 월배당 ETF가 처음 상장된 건 지난해 6월인데 지난달 말에는 37개 종목이 상장돼 시가총액도 3조 4000억 원에 이른다. ETF 본고장인 미국의 사례를 보면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올 해 9월 기준 미국에 상장된 ETF 3188개 중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것이 725개(22.7%)에 이른다.
그렇다면 퇴직금과 같은 목돈을 월배당 ETF에 투자할 때 어떤 점을 살펴야 할까? 첫째, 세금을 고려해야 한다. 같은 월분배 ETF여도 분배금에 부과되는 세금 종류와 세율은 계좌에 따라 다르다. 일반 계좌에서 ETF의 분배금을 지급할 때는 15.4% 세율로 배당소득세를 원천징수한다. 또 이자와 배당을 합친 금융소득이 한해 2000만 원을 넘으면 초과 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 과세한다.
이번에는 연금저축펀드와 개인형퇴직연금(IRP) 같은 연금계좌에 가입해 분배금을 연금 형태로 수령한다고 해보자. 금융회사는 분배금을 연금으로 지급할 때 연금 소득세를 원천징수 한다. 이 때 세율은 3.3~5.5%로 배당소득에 대한 원천징수 세율(15.4%)보다 매우 낮다. 연간 연금소득이 1200만 원이 넘으면 해당 연금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 해야 하지만 이때도 가입자가 종합과세 대신 16.5%의 단일세율로 과세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둘째 건강보험료도 비교해 봐야 한다. 지역 건강보험 가입자가 이자와 배당 소득이 연간 1000만원을 넘으면 해당 이자와 배당소득에 건강보험료가 부과된다. 건강보험과 장기요양보험을 합친 보험료율이 8% 가량 된다. 하지만 연금계좌에서 발생한 사적연금소득에는 건강보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끝으로 수수료도 살펴야 한다. 일반 계좌와 연금저축펀드계좌에서 ETF를 거래하면 매매수수료를 부담하지만 IRP 계좌에서는 그렇지 않다. 여러모로 일반 계좌보다는 연금 계좌의 이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