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오프라인 더 확장…2025년까지 IPO 안한다"

한문일 대표 첫 공개석상서 계획 밝혀
내년 30호점 목표로 지방 공략
직배송 위해 물류투자 늘릴 것

한문일(오른쪽) 무신사 대표가 16일 서울 마포구 홍대 오프라인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을 기념해 열린 미디어 컨퍼런스에서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무신사

패션 플랫폼 1위 기업 무신사가 2025년까지 기업공개(IPO)를 진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근 몇년새 무섭게 몸집을 불리며 IPO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던 무신사가 관련 일정을 공개적으로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신 무신사는 공격적인 오프라인 점포 확장으로 덩치를 더 키워 온라인 사업과 시너지를 내고,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기업가치 상승에 주력하기로 했다.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앞으로는 지방으로 확대하고, 미국과 일본에서도 팝업 스토어 등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무신사는 16일 서울 홍대에 플래그십 스토어 ‘무신사 홍대’ 오픈에 앞서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지난 2018년 취임한 한문일 대표가 처음으로 공개석상에 등장해 무신사의 미래 전략에 대해 밝혔다. 한 대표는 “2025년까지 IPO 대신 다른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며 “기존 주주들의 투자자금 회수와 관련해서는 잘 협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무신사는 2019년 세콰이어캐피탈로부터 1400억원 규모의 첫 번째 투자(시리즈A)를 받았다. 당시 투자금 중 상환전환우선주(RCPS) 940억원은 5년 내 IPO를 하지 않을 경우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을 행사하겠다는 조건을 붙였다. 올해 12월까지 무신사가 상장하지 못한다면 연 이자 8%를 적용해 투자금을 세콰이어캐피탈에게 지급해야 한다. 이에 대해 한 대표는 “현재 기업가치는 약 3조 5000억원으로 그때보다 높아 풋옵션 행사 시 상환받을 금액보다 세콰이어캐피탈의 기대금액이 더 높다"며 "풋옵션 행사 가능성이 낮아 당분간 상장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세콰이어캐피탈이 투자할 당시 무신사의 기업가치는 1조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공식 오픈하는 무신사 홍대 플래그십스토어 전경 / 사진 제공=무신사

무신사는 상장 대신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며 온라인 사업과 시너지를 낼 계획이다.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온라인 대비 더 큰 시장 규모를 갖고 있는 터라 사업의 ‘퀀텀 점프’를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현재 무신사는 자체 브랜드(PB) 오프라인 스토어인 4개의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과 2개의 ‘무신사 플래그십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이르면 이달 중 부산을 비롯해 연내 5개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선보이고, 내년에는 30호점까지 확장하는 게 목표다. 플래그십스토어의 경우 내년 3월 매장 한 곳을 추가로 선보일 예정이다. 신설 매장 대부분은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계획 중이다. 한 대표는 “온라인 쇼핑 경험을 오프라인에서도 똑같이 느낄 수 있게 가격도 동일하게 책정했다”며 “앱(어플리케이션)과 매장에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통일해 개인별 차별화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무신사는 해외 시장에서는 우선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서비스와 팝업 스토어 등으로 접근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한 대표는 “최근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일본과 미국에서 오프라인 매장 대신 팝업 스토어로 브랜드를 알리는 게 첫 번째 목표”라며 “무신사가 국내 브랜드만 전개하고 있는 만큼 해외 고객들에게도 경험할 수 있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무신사는 물류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는 무신사에서 배송되는 물량 중 일부는 개별 브랜드에서 고객에게 배송하고 있다. 한 대표는 “입점 브랜드가 대규모 물량을 처리하기에는 인력이나 상황 등이 쉽지 않다”며 “무신사가 전체 물량을 직접 배송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자금 계획을 세우는 등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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