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모수개혁에 우선순위 둬야"…정부에 반기 든 민간자문委

■ 국회 연금특위 전체회의
국민연금으로 개혁 동력 마련 방점
"구조개혁 병행" 정부와 입장차
주호영 "공론화위해 틀 잡혀야"

조규홍(왼쪽) 보건복지부 장관이 16일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제11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산하 민간자문위원회가 “국민연금에 대해 모수 개혁부터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가 “구조 개혁과 연계해 모수 개혁을 진행해야 한다”고 밝혀온 것과 달리 ‘모수 개혁을 우선순위에 둬야 돌파구가 생긴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이다.


김연명 민간자문위 공동위원장은 16일 국회 연금특위 전체회의에서 “구조 개혁까지 한꺼번에 처리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쟁점이 있다”며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구조 개혁의 큰 틀을 유지하는 선에서 시급한 모수 개혁부터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보험료율 13% 및 소득대체율 50% △보험료율 15% 및 소득대체율 40% 등 두 가지 모수 개혁안을 제시했다.


가장 보편적인 연금인 국민연금에서부터 구체적인 보험료율·소득대체율 개정을 이끌어내야 연금 구조 개혁 전반에도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현재 정부와 국회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기초·직역·퇴직연금을 아우르는 다층노후소득보장체계 구조 개편을 논의하고 있다. 필요할 경우 연금별 통합까지 고려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연금별로도 문제점이 제각각인 데다 다뤄야 할 범위도 지나치게 넓어 구조 개혁을 정부 임기 내에 마치기는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특히 정부가 국민연금에 대한 모수 개혁이 여론의 반대에 부딪히자 더 큰 주제인 다른 연금과의 구조 개혁을 끌고 들어와 문제 해결의 우선순위를 망각하고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 예컨대 정부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은 기초·퇴직연금 보장성 강화 방안과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데 이 때문에 정부의 연금 개혁안에는 구체적인 모수 개혁안이 담겨 있지 않다. 이에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민간자문위와 정부의 생각이 다른 것은 사실”이라며 “자문위는 ‘모수 개혁을 먼저 논의해서 개혁의 동력을 확보하자’는 것이고 저희는 구조 개혁 대상에 해당하는 기초연금·국민연금이 노후에 굉장히 중요한 소득원이므로 어느 하나를 먼저 논의할 게 아니라 같이 봐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연금특위 위원장도 민간자문위의 ‘선(先)모수 개혁 후(後)구조 개혁안’에 동의하는 입장을 내비쳤다. 주 위원장은 “정부가 지금까지 모수 개혁안을 내지 않았지만 효과적인 논의를 위해서는 어느 정도 의견을 갖고 찬반을 묻든지 해야 한다”며 “공론화위원회를 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틀이 잡힌 안건을 주고 의견을 물어야지 백지 상태로 운영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연금특위는 조만간 공론화위를 구성해 이해 당사자인 노사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인데, 그 이전에 정부 차원의 모수 개혁안을 별도로 마련하라고 주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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