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선수 구자철이 차를 타고 이동 중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하반신 마비를 당해 은퇴한 같은 팀 후배 유연수를 꾸준히 도와준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15일 YTN '뉴스라이더'는 유연수 전 제주유나이티드 골키퍼와 그의 아버지 유웅삼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연수는 지난해 10월 18일 오전 5시 40분께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의 한 사거리에서 사고를 당했다. 당시 그는 동료 선수, 트레이너와 함께 출근길에 차를 타고 이동하던 중 음주운전 차량에 치였다. 당시 동승했던 사람들은 사고에서 타박상 정도의 가벼운 부상만 입었지만 유연수는 크게 다쳐 응급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결국 사고 후유증으로 하반신 마비 증상을 보였고, 간병인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였다. 희망을 품고 재활에 전념하던 유연수는 결국 눈물을 머금고 은퇴를 결심했다.
당시 가해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8% 이상으로 면허취소 수치를 넘었다.
하지만 가해자는 연락 한 통 없었고, 어떠한 사과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사고 관련 재판 중인데, 같은 팀 선배였던 구자철이 나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고 한다.
유연수의 아버지 유웅삼씨는 "지난 10월 26일 첫 공판이 있었다. 연수는 재활, 나는 간병, 연수 엄마는 출근해야 해서 갈 수 없었다. 선임한 변호사도 제주도에 내려가지 않았다"며 "그런데 구자철 선수 변호사가 '저희가 공판에 참석해서 변론해도 괜찮냐'는 연락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야 감사하죠' 했었는데 나중에 연락을 받아보니 하반신 마비인데 32주 진단으로 해서 일반상해로 기소가 됐다고 하더라. 그 부분을 구자철 선수 변호사가 변론해 중상해로 공소장이 변경됐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구자철은 유연수에게 따로 연락해 상처 받은 그의 마음을 어루만져 줬다. 유연수는 "사고 나고 연락이 왔다. 자철이 형이 당시 카타르월드컵 때문에 카타르에 있었는데,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내용이 담긴 장문의 카톡을 보내줬다"며 "그걸 보면서 힘을 얻고 버텼다"고 말했다.
유연수는 패럴림픽 출전을 목표로 새로운 인생을 꿈꾸고 있다. 그는 "알아보니 장애인 스포츠가 잘 돼 있더라. 다양한 스포츠를 경험해본 뒤 패럴림픽에 나가고 싶다"며 "얼마 전에 병원에서 하는 체육대회가 있어서 나갔는데 운 좋게 1등 했다"고 자랑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선수협)가 연말에 열리는 '2023 제2회 선수협 올스타전'에 제주 유나이티드 골키퍼 출신 유연수를 초대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자선 올스타전을 준비 중인 선수협회는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선수의 꿈이 날아간 제주 골키퍼 유연수를 행사에 초대하기로 했다. 선수협회는 유연수의 재활을 돕기 위해 의기투합할 것"이라고 16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