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적극적인 ‘코리아세일즈’에 나섰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APEC이 주도적으로 행동해야 함을 촉구하면서 동시에 한국 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과 경험을 자랑하는 영역을 중심으로 ‘무탄소에너지 활용 확산’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자원 부국들과의 회담을 통해 방산 세일즈와 핵심 광물 확보에 나섰다.
윤 대통령은 16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 첫날 회의(제1세션)에서 “청정에너지 체제로의 전환을 APEC 회원국들과 함께 추진하고자 한다”며 “무탄소에너지 활용 확산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APEC) 회원국 전반으로 스마트모빌리티가 확산되도록 특별 이니셔티브를 수립하고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윤 대통령은 “청정에너지 이용 확대와 함께, 친환경 이동수단으로의 전환은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기여도가 높은 해법”이라며 “한국은 친환경차·자율주행차, 지능형 교통 시스템과 같은 스마트모빌리티의 확산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조선 분야의 탄소 중립에 대해서도 제안했다. 한국의 조선업은 차세대 저탄소 선박인 LNG선 등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윤 대통령은 “바다 위 탄소 중립 실현을 위해 녹색 해운 항로를 지속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며 “친환경 해운 솔루션을 통해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아태 지역 각지의 녹색 항구를 촘촘하게 연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우리의 스마트모빌리티 지식과 경험을 APEC 회원국들과 공유하는 동시에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 기회를 확대하면서 우리 경제에 보탬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APEC을 계기로 자원 부국들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핵심 광물 확보에도 나섰다. 가브리엘 보리치 칠레 대통령에게는 “한국이 2차전지 강국으로서 세계 최대 리튬 보유국인 칠레와 핵심 광물 파트너십 구축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칠레는 ‘리튬’ 매장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다. 중국에 이어 한국의 리튬 수입 대상국 2위다. 이 밖에 서명 20주년을 맞은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개선 협상을 계속 진행하면서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한 협력도 심화시켜 나가기로 했다.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방산 세일즈에 나섰다. 양국은 올해 수교 60주년으로 페루는 내년, 한국은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양국 정상회담은 8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페루 정부가 차륜형 장갑차 및 신형 전투기 도입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간 우수성을 입증해온 우리 기업의 장갑차와 FA-50(경전투기)에 대한 페루 측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구리·은·아연 등 광물자원이 풍부한 페루와 향후 광물 협력을 더욱 확대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은 “민간 분야에서도 협력이 증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보반트엉 베트남 국가주석과는 15분간 회담하며 반도체·자동차 등 무역과 투자의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 정부·기업 간 교류를 체계적으로 추진해나가자고 했다. 또 청년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한 지원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