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당근칼’이라는 흉기 모양의 장난감이 초등학생 사이에서 유행하면서 자녀를 둔 학부모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당근칼은 동남아 전통 도검 등 날카로운 모형의 칼 제품(발리송, 카람빗 나이프 등) 및 잭나이프 모양을 본떠 만든 장난감이다. 본래 사용 연령이 '14세'이상으로 설정돼 있지만, 최근 온라인 사이트나 학교 인근 문구점에서 다수 판매, 유통되고 있다.
최근에는 당근칼 모양의 라이터까지도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을 통해 빠르게 유행하며 문제가 되고 있다. 한 인터넷 쇼핑몰에는 중국에서 만든 당근칼 모양의 라이터를 직구할 수 있는 상품까지 버젓이 팔리고 있었다. 이 상품은 당근칼 장난감 모양을 하고 있는데 불에 타는 물체를 특정 부위에 갖다 대면 불이 붙는 방식이다.
최근엔 당근칼을 가지고 노는 '당근칼 기술'이라는 영상이 SNS에 다수 올라오면서 학부모들의 걱정이 더욱 커지고 있다.
심지어는 당근칼을 두고 학교와 문구점 상인 간 갈등까지 빚어진 곳도 있다. 충북 청주의 한 초등학교는 최근 학교 앞의 문구점을 찾아가 “쉬는 시간마다 아이들이 서로 당근칼을 들고 찌르는 시늉을 한다”며 “물건을 반품하거나 판매를 중단해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고 한다. 당근칼을 파는 해당 문구점 관계자는 “본사에서도 ‘이런 반품 요청은 처음’이라고 했다”며 “차라리 샤프나 커터칼이 위험하다고 하면 이해하겠는데, 다른 완구용 총과 칼도 다 반품하라는 거냐”고 했다.
이에 교육 당국에서 당근칼 사용 금지를 당부하고 나섰다. 충남교육청은 지난 13일 "안전사고 등의 우려가 크다며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지 못하도록 교육을 철저히 해 달라"는 공문을 13일 초등학교와 교육지원청에 배포했다. 폭력적인 놀이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게 교육청의 설명이다.
대구교육청 역시 지난달 관내 370여개 초등학교, 중학교를 대상으로 "흉기로 인한 사건·사고 발생과 칼부림 모방 놀이문화가 생명 경시 사상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학부모들의 관심과 지도가 필요하다"고 공문을 발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