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케미칼이 중국을 잇는 제2의 글로벌 생산 거점 확보에 나선다. 최근 환경 규제 강화로 재활용 플라스틱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가운데 제2 생산 거점을 발판으로 미국 및 유럽 지역 공략을 본격화한다는 전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플라스틱 재활용 원료 공급을 위해 중국에 이어 해외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SK케미칼은 올 3월 중국 그린 소재 전문 업체인 수예의 화학적 재활용 생산 설비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해외 생산 기지를 구축한 바 있다.
화학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투자를 앞두고 이사회의 최종 결정만 남은 상황”이라며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이 가장 커질 것으로 판단되는 미국와 유럽 지역이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SK케미칼이 핵심 기술을 확보한 화학적 재활용은 폐플라스틱에 열을 가해 원료 상태로 되돌린 후 이를 사용해 재활용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술이다. 물리적 재활용 제품과 달리 석유 기반 고유의 품질과 물성을 그대로 구현할 수 있다.
SK케미칼은 3월 인수한 수예를 통해 중국에서만 ‘화학적 재활용 원료(r-BHET)’를 연간 7만 톤 확보하고 있다. 이 원료는 회사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그린 케미컬 사업의 화장품 용기 소재 코폴리에스터와 페트를 만드는 데 쓰인다.
SK케미칼은 글로벌 공급망 확대를 통해 ‘화학적 재활용 원료 →페트 →코폴리에스터’로 이어지는 재활용 플라스틱 밸류체인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신규 투자를 통해 주력 제품인 코폴리에스터를 2040년까지 100% 화학적 재활용 원료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또 지속적인 해외투자를 통해 글로벌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서도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60조 원 규모의 재활용 플라스틱 시장은 연평균 7.4%의 성장세를 이어가 2050년에는 600조 원 규모로 10배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케미칼 관계자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만들어질 2024년 하반기부터는 재활용 플라스틱의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본격적으로 수익성 커질 것으로 전망되며 플라스틱 재활용 기술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SK케미칼은 국내 최초로 삼다수·오뚜기 등 식음료 업체들과 손잡고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적용하며 상업화에 성공했으며 5월에는 글로벌 1위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 기업인 코스맥스와 글로벌 화장품 용기 시장 선점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달에는 독일 음반 제작사 ‘소노프레스’와 재활용 페트 LP판(에코레코드) 생산 기술도 공동 개발했다.
/김경택 기자 tae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