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소기업 알에프피티(RFPT)가 투자 유치를 통해 본격적인 외형 확대에 나선다. 알에프피티는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반도체 장비 제조를 넘어 레이더 부품 등 방산·군수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알에프피티가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12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자들은 알에프피티가 새롭게 발행하는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알에프피티가 외부 투자를 유치한 것은 2010년 회사 설립 후 처음이다.
투자에는 국내 유수의 대형 벤처캐피털(VC)과 자산운용사가 참여했다. 스틱벤처스가 약 50억 원을 베팅하며 투자를 주도하고 있으며 신한벤처투자와 DS자산운용도 각각 40억 원, 30억 원의 투자금을 보태기로 했다. 투자자들은 최근 최종 투자 결정을 위한 심사위원회를 마쳤으며, 이르면 이달 혹은 내달 중 자금을 납일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 유치에서 알에프피티의 투자 후 기업가치는 약 600억 원 수준으로 평가됐다.
알에프피티는 2010년 설립된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플라즈마(전기장으로 가열돼 전자, 중성입자 등으로 입자가 나눠진 상태) 장비용 고주파수(RF) 관련 전력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해당 기술에 대한 국산화를 선도하고 있으며, 주요 고객사로 삼성전자(005930), 원익IPS(240810) 등을 두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77억 원, 영업이익 3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9.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7% 감소했다. 창업자인 이동헌 대표와 특수관계인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알에프피티가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방산·군수 시장으로의 사업 영역 확대가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규모 자금 투자를 결정했다. 알에프피티는 해당 자금을 바탕으로 고주파수 관련 레이더 부품 개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알에프피티는 방산·군수 사업의 경우 한화시스템(272210) 방산무분과 협력을 진행 중이다.
알에프피티는 이를 통해 지금보다 매출과 이익 규모를 2~3배 이상 키우는 동시에 향후 기업공개(IPO)도 추진할 계획이다. 내년 중에는 상장 주관사 선정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알에프피티가 2026년에는 IPO를 추진할 수 있는 체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반도체 장비와 방산·군수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며 "방산·군수 시장에서 매출 확대에 성공한다면 IPO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