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3개월 연속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계속되는 경기 둔화로 침체 우려까지 제기되며 유동성 풀기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중국 당국은 이번에도 동결을 택했다.
인민은행은 20일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1년 만기, 5년 만기 LPR을 각각 연 3.45%, 연 4.20%로 종전과 같이 유지한다고 밝혔다. 중국 LPR은 8월 1년 만기만 2개월 만에 10bp(1bp=0.01%포인트) 내리고 5년 만기는 동결한 후 3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LPR은 명목상으로는 중국 18개 시중은행 우량 고객 대상 대출금리 동향의 평균치이지만 인민은행이 각종 정책 수단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어서 사실상의 기준금리로 통한다. 1년 만기는 일반 대출, 5년 만기는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에서는 인민은행이 앞서 LPR 흐름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1년 만기 정책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동결한 만큼 이달에도 LPR은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저우 마오화 에버브라이트은행 분석가는 “통상 LPR은 MLF 금리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에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이 3개월 만에 재차 마이너스를 찍으면서 중국 경제에 대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도 동결을 결정해 이목을 끈다. 중국 경제지표는 10월 들어 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소매판매·산업생산은 회복세를 보이는 등 긍정적·부정적 통계가 혼재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시장 일각에서는 위안화 약세가 통화정책 완화의 범위를 제한하는 것으로 본다”며 “금리가 인하되면 미국 등 주요국과 금리 차가 더 커지면서 통화 가치가 더 떨어지고 자본 유출의 위험도 커지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인민은행이 경기부양 차원에서 9월에 이어 4분기 중 지급준비율(RRR)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은 있다고 관측한다. 중국 관영 증권시보는 14일 인민은행이 연말 전에 지준율을 인하해 시중은행에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