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간 메리츠증권을 이끌어왔던 최희문 부회장이 대표이사(CEO) 직책을 내려놓고 통합 메리츠금융지주(138040)로 옮겨가 그룹 전체 운용 총괄직을 맡는다. 메리츠증권의 새 CEO로는 기존 세일즈앤드트레이딩(Sales & Trading) 부문장인 장원재 사장이 선임됐다.
메리츠금융지주는 20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된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올 상반기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을 100% 자회사로 통합해 새 출범한 메리츠금융지주의 ‘원 메리츠(One Meritz)’ 체제 후 첫 임원 인사다.
최 부회장은 2010년 2월부터 메리츠증권의 대표이사를 맡아 회사의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메리츠증권의 자본총계는 2010년 5252억 원에서 2022년 5조6919억 원으로 최 부회장 체제에서 10배 가까이 규모를 키우는 등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최 부회장과 함께 메리츠증권에서 주요 보직을 맡아온 임원들도 지주 내 새로 신설된 그룹운용부문에서 합을 맞출 예정이다. 프로젝트금융사업본부장인 여은석 부사장과 트레이딩본부장인 권동찬 상무가 지주의 그룹운용부문 임원을 겸직하는 방식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그룹의 실질적 통합 완성을 의미하는 ‘지주 중심 경영 체계 구축’ 방침에 따른 인사”라며 “최희문 부회장이 지주에 자리해 효율적인 통합을 구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은 이번에 새 CEO를 선임하면서 젊고 유망한 인재를 적극 등용하는 한편 이번 인사가 차세대 지주의 CEO 후보군도 발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메리츠가 그룹 전체를 보다 젊은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한편 지속적인 경영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세대교체를 준비하는 것으로 평가했다.
메리츠증권은 새 CEO로 장 사장을 발탁한 것을 비롯해 전계룡 전무를 경영지원실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로, 김근영 상무를 정보보호본부장으로 각각 신규 선임했다. 김 상무는 지주의 IT담당 임원도 겸직한다.
장 신임 대표이사는 서울대 수학과를 졸업했으며 2015년 메리츠화재 리스크관리 상무를 시작으로 2020년까지 메리츠화재 CRO 겸 위험관리책임자 부사장을 거쳤다. 2021년부터 S&T부문을 맡았으며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장 신임 대표이사는) 금융공학, 자산운용, 상품기획 등 핵심적인 금융업무에서 뛰어난 실적을 이뤄낸 금융 전문가로서 주요 사업부를 이끌면서 메리츠증권이 지속적인 성과를 시현하는데 크게 기여 해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