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기아(000270)가 협력사의 전문성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정부·전문가·협력사 대표와 머리를 맞댄다.
현대차(005380)·기아는 20일 경북 경주시 현대차그룹 글로벌상생협력센터(GPC)에서 자동차 산업 상생 협력 확산을 위한 공동 선언식을 열었다. 양 사는 상생협의체를 구성해 숙련 인력 채용, 직원 복지 증진, 산업 안전 강화 등 협력사를 도울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1차 협력사에 집중되던 지원을 중소 협력사인 2·3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고 일회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지원책을 수립할 방침이다.
이동석 현대차 대표이사는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3위권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임직원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그 바탕에는 묵묵히 함께 노력한 협력사들이 있었다”며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이 안정적인 복지를 기반으로 안전한 일터에서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도록 진정한 동행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이달 말부터 정부·전문가와 함께 협력사 간담회를 열고 협력 업체 현장을 방문하는 등 의제 발굴과 의견 수렴을 거친다. 내년 1분기까지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향후 상생 협력 실천 협약도 체결할 예정이다.
정부는 업계의 자발적인 노력과 실천 협약 이행에 발맞춰 성장·고용·복지로 이어지는 자동차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사항을 지원한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정부는 현대차·기아와 협력사 간 상생 모델이 업계 전반을 넘어 기업·지역·업종 단위로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번 상생 선언은 현대차·기아가 자체적으로 이어오던 동반 성장 정책을 정부가 공식적으로 지원한다는 의미가 있다. 양 사는 약 3000개에 달하는 협력사의 안정적인 경영과 기술력 제고를 도우며 동반 성장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협력사와 거래 관계 중 발생할 수 있는 불합리한 관행을 제거하기 위해 공정거래 협약을 맺었고 각종 교육·기술·자금도 지원했다.
협력사와 장기적인 협력 체계도 이어왔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와 협력사들의 평균 거래 기간은 35년에 달한다. 국내 중소 제조업 평균 업력인 약 13년의 세 배에 가깝다. 현대차에 직접 부품을 공급하는 1차 협력사의 평균 매출 규모는 2001년 733억 원에서 지난해 약 3202억 원으로 4.4배 증가했고 해외에 함께 진출한 1·2차 협력사의 규모도 1997년 34개사에서 지난해 730개사로 늘었다.
공동 선언식이 열린 GPC 역시 동반 성장 정책의 결과물이다. 현대차그룹이 2020년 설립한 GPC는 자동차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1·2차 협력사에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협력사가 자체 교육을 필요로 하면 교육 시설과 강사도 지원한다.
GPC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스튜디오와 포럼관, 가상현실(VR) 강의실, 전산 강의실 등 20개 교육 공간과 187개 객실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GPC에서 협력사 직원을 대상으로 모든 교육과 숙박·식사·교통을 무상 제공하며 439개의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GPC에서 협력사를 대상으로 진행된 강의만 해도 6만 7648건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