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도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1%, 전세가격은 2% 내외로 상승하며 ‘L자형’ 횡보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21일 서울 동작구 전문건설회관에서 열린 ‘2024년 건설·주택 경기전망 세미나’에서 이 같이 밝혔다. 권주안 건정연 연구위원은 “고금리와 가격 상승 전망이 위축되며 수요 여건에 대한 불투명성이 커지고 있지만 수요 정상화 대책은 전무한 상황”이라며 “분양수요 위축과 고건설원가로 정비사업 등에 대한 시장성도 악화돼 가격, 거래, 공급이 동반 약보합을 보이는 ‘불황형 안정세’를 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수도권 아파트 매매는 1%, 전세는 2% 내외로 상승할 것”이라며 “전국 인허가 물량도 8·16대책에서 2024년 54만 호로 계획했으나 42만호(수도권 23만호 이상)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권 연구위원은 주택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시장 동력인 수요 회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올해 주택시장에 대해 “수요 보합과 공급 침체가 지속되며 불황의 악순환이 생긴 ‘복합 불황’이 시작된 해”라고 정의하며 “수요의 정상적 회복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주담대 관련 DSR 한시적 폐지 혹은 완화 △장기 주담대 확대와 함께 공급 규제인 △분양가 상한제 점검 등을 요구했다. 올해 2월 이후 전국 미분양이 줄어들고 있는 데 대해선 “신규 물량인 인허가 감소에 기인한 것”이라며 “수급 불일치 문제는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건설 투자는 올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고금리 상황이 지속하고 자금 시장의 불안 역시 이어지는 등 부진한 선행 지표가 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연간 건설 투자가 올해보다 2.4%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부문별로는 공공보다 민간에서, 토목보다는 건축에서 투자 감소가 더욱 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전반적인 건설시장 침체 여파로 전문건설업 계약 금액은 3.2%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이날 세미나에는 국토교통부와 관련 연구기관, 대학 등의 전문가들이 참석해 내년도 건설 경기와 주택시장 전망을 평가하고 대응 방안 등에 대대 논의했다. 김희수 건정연 원장은 “내년은 건설과 주택시장 모두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큰 시기이므로 정책적 관심과 지원이 긴요하다”며 “개별 기업은 리스크 관리를 경영 우선 과제로 선정해야 하고 정부는 투자 확대와 함께 자금시장 불안 해소를 위한 발 빠른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