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세계 최대 커머스(상거래) 플랫폼인 아마존의 상품 리뷰(후기)를 간단히 요약해주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을 선보인다. 해외 AI 사업의 교두보로 개발 중인 ‘글로벌 AI 플랫폼’을 상용화하기 위해 아마존의 방대한 이용자를 대상으로 관련 기술을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2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의 미국 실리콘밸리 손자회사 ‘글로벌AI플랫폼코퍼레이션’은 아마존 상품 리뷰를 요약해주는 생성형 AI 기능 ‘지스티(Gistty)’를 이달 24일부터 한시적으로 선보인다. 지스티는 오픈AI와 앤트로픽의 AI 모델을 활용하고 단순 요약을 넘어 제품 크기나 내구성 같은 주제별 정보와 구매자 반응 키워드도 추출해준다. 크롬 확장 프로그램으로 웹에서 제공된다. 글로벌AI플랫폼코퍼레이션은 “쇼핑을 위한 의사결정 시간을 줄일 수 있다”며 “향후 이베이와 알리익스프레스 등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지스티 출시는 글로벌 AI 플랫폼의 첫 기술검증(POC) 절차다. POC는 시제품으로 신기술의 성능과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하는 과정이다. SK텔레콤은 전 세계 3억 명의 이용자를 대상으로 풍부한 검증 데이터 확보가 가능한 아마존 관련 서비스를 AI 플랫폼에 얹어 POC를 진행하기로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쇼핑 성수기인 블랙프라이데이 시기에 맞춰 기술의 안정성과 사용성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AI 플랫폼은 국내외 여러 기업의 대형언어모델(LLM) 같은 AI 기술을 한데 모으고 이것들을 활용해 서비스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수단으로 구축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분야 협력사들을 이 플랫폼에 끌어들여 해외 AI 시장에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회사는 이달 8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내년 중 글로벌AI플랫폼코퍼레이션에서 대형언어모델(LLM)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AI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글로벌AI플랫폼코퍼레이션은 글로벌 AI 플랫폼의 개발과 운영을 전담할 역할로 올해 7월 설립됐다. 네이버 출신의 정석근 SK텔레콤아메리카 대표가 이끌며 해외 협력사와 인력을 유치 중이다. SK텔레콤은 국내에서는 자체 개발한 AI ‘에이닷’, 해외에서는 AI 플랫폼을 통한 빅테크 및 이동통신사 간 협력을 통해 국내외 AI 사업을 모두 아우르는 ‘글로벌AI컴퍼니’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16일 열린 그룹 연례행사 ‘SK테크서밋’에서 “AI를 중심으로 (회사의) 성장 전략을 재편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