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 내년부터 헤르손주 3.5만명에 인도적 식수지원

■물로 싹틔운 우크라의 희망


한국수자원공사는 인도적 식수 지원에도 적극적이다. 아프가니스탄·이라크 같은 전쟁 지역, 아이티 등 재난 지역에 투입된 경험을 보유한 수자원공사는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에 마실 물을 공급하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수자원공사는 내년 상반기부터 컨테이너형 소규모 수 처리 공급 시설(사진) 4~5대를 제작해 우크라이나 헤르손주의 병원과 학교 등에 우선 배치할 계획이다. 제작 기간은 3~5개월 정도다. 건물 형태의 정수기인 수 처리 시설은 한외여과막(UF·Ultra Filtration)과 역삼투여과막(RO·Reverse Osmosis)으로 구성돼 해수와 화생방 오염수 등 모든 수질에 대응 가능한 게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3월부터 강원 인제군 안삽재 30가구, 90여 명이 유사한 시설을 이용해 음용수 걱정을 덜었다.


수자원공사는 우크라이나 헤르손주에 일평균 50㎥의 수돗물에서 이물질을 걸러낼 수 있는 시설을 지을 계획이다. 시설 1대당 식수 가능 인원(물 7ℓ 기준)은 7100명 정도다. 현재 계획대로 최대 5대를 설치할 경우 약 3만 5500명분에 해당한다. 다만 헤르손주의 인구 수는 112만 6000여 명으로 전체의 3%에 불과한 만큼 향후 지원 규모를 늘려나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헤르손주는 20대의 정수 시설 구축을 요청한 바 있다.


수자원공사가 해외 분쟁 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건 처음이 아니다. 수자원공사는 올 9월 말 기준 14개국에서 30개의 해외 사업을 벌이고 있다. 사업 규모는 총 3조 원에 달한다. 이 중 6건이 투자 사업이며 24건이 공적개발원조(ODA)다. 사업비는 투자 사업이 2조 9000억 원, ODA가 1000억 원 수준이다. ODA란 정부나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사회복지 증진을 목표로 제공하는 유무상 원조를 일컫는다.


수자원공사가 이미 성공리에 완수한 ODA 중에는 이라크 아르빌 상수도 사업, 아이티 식수 공급 사업도 빼놓을 수 없다. 이라크는 우리나라가 자이툰 부대를 파병한 데 이어 미국과 유엔 주도의 재건사업에도 뛰어든 곳이다. 수자원공사는 당시 이라크 사회간접자본(SOC) 지원 사업 중 핵심인 아르빌 상하수도 현대화 사업을 2년 만에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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