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원전 시공서 해체까지 토털솔루션 완비"

■심재구 대우건설 원전사업단장 인터뷰
원자력 프로젝트만 40여개 수행
440조 해체사업 새 먹거리 도전
체코·폴란드 동유럽 시장도 공략

심재구 대우건설 원자력사업단장이 서울 중구 을지로 대우건설 본사에서 자사의 원자력 해체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우건설

“대우건설은 원자력발전소의 설계에서부터 시공, 해체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와 관련된 실적을 쌓아 왔습니다. 시공에만 집중해온 다른 건설사들과 달리 일찍부터 원전 관련 사업에 도전했고, 덕분에 현재까지 약 40여개의 원자력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이 같은 ‘토털 솔루션’을 갖추게 됐습니다.”


심재구 대우건설 원자력사업단장은 최근 서울 중구 을지로 대우건설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국내에서 원전 사업을 진행하는 건설사는 많다. 하지만 설계에서부터 시공, 해체까지 원전과 관련된 전 분야를 다루는 곳은 대우건설이 유일하다. 심 단장은 “대우건설은 1991년 월성 3·4호기 주설비 공사를 시작으로 상용원전과 연구용원자로,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 핵연료 공장, 중입자·양성자 가속기, 가동원전 설계용역, 해체공사 등 사실상 원자력 모든 분야에 진출해왔다”며 “단순 상용원전 시공인력이 아닌 원자력 전 분야에서 양질의 인력을 꾸준히 영입한데다 다른 건설사들이 관심을 두지 않았던 원자력 설계 분야에 먼저 뛰어든 덕분에 원자력사업 전 분야에서 사업 시너지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우건설은 국내 종합건설사로는 최초로 2012년 가동원전설계용역(Q등급) 자격을 획득해 주목을 받았다.


대우건설은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원전 해체시장을 새로운 먹거리로 보고 있다. 심 단장은 “1960~1980년대 건설을 시작한 원전의 사용 기한이 임박해지면서 2020년 말까지 해체로 들어가는 원전이 급증하고 2030년경에는 해체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전세계 원전 해체 시장은 약 440조 원으로 추산되고, 연구로 및 기타 시설 등의 해체 시장까지 더하면 약 1000조 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가동 정지에 들어간 원전은 약 160여기이지만, 해체에 착수한 원전은 20여기에 불과하다. 하지만 최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원전을 즉시 해체할 것을 강력 권고하기 있기 때문에 원전해체 시장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심 단장은 “현재 미국과 독일, 프랑스를 중심으로 원전해체 산업체가 형성됐기 때문에 이들이 2030년경 원전 해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해체 시장에 빨리 진입해야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는 만큼 고리1호기와 월성1호기 해체를 통해 관련 기술과 경험을 확보하고 앞으로 수출 시장에 적극 참여해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우건설은 국내 해체종합설계사인 한국전력기술과 2018년 국내외 해체사업 협력 양해각서(MOU)를, 2020년에는 해외 원전해체 실적사인 오라노와 MOU를 체결했다. 국내 최초로 월성1호기 해체공사 및 공정설계 용역도 수행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제 동유럽에서 원전 사업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원전 수요가 가장 높은 지역은 중동과 동유럽 정도인데, 중동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나 예멘 내전 등과 같이 정세가 불안정하다. 대우건설이 동유럽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다. 동유럽 시장에서도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곳은 체코·폴란드다.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함께 팀코리아의 일원으로 체코·폴란드 상용 원자력발전소 건설사업 입찰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시공주관사를 맡은 ‘팀코리아’는 이미 입찰서 제출을 마치고 내년 3월 우선협상대상국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과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국이 경쟁에 나섰으나, 중국과 러시아는 탈락하고 현재 한국과 미국, 프랑스 등 3개국이 최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심 단장은 “미국은 오랫동안 신규 원전을 가동하지 않고 기존 원전만 가동했기 때문에 공급망이 타격을 입고 원전 기술력도 퇴보됐다”며 “프랑스의 경우 최근 핀란드에 올킬루오토 3호기를 건설했는데, 원전 성능 기준치를 맞추지 못해 계획했던 것보다 14년 가량 준공이 늦어지는 문제를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와 달리 한국은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일 뿐만 아니라 예정된 공기를 맞추는 능력도 뛰어나다"며 "건설 단가 면에서도 가장 경쟁력이 있는 만큼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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