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율이 치솟으며 은행권의 부실채권(NPL) 규모가 갈수록 커지자 NPL 투자시장이 흥행하는 씁쓸한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NPL을 매각하려는 금융사가 많아지자 이를 사들였다가 되팔면서 수익을 내는 것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에프앤아이(F&I)의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12억 2472만 원으로 전년 동기 8583만 원의 적자에서 대폭 흑자 전환했다. 3분기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1억 1150만 원에서 6억 9796만 원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
우리금융F&I는 코로나19 이후 NPL 시장의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에 따라 2022년 1월 우리금융의 14번째 자회사로 신규 설립됐다. 초기에는 적자를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 들어 금융권에서 NPL 매각 수요가 많아지면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금융F&I가 올해 초부터 이달까지 공개 입찰로 매입한 NPL 규모는 4051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투자한 3848억 원을 넘어섰다.
하나금융지주의 NPL 투자 전문사인 하나F&I 역시 지난해와 비교해 성장했다. 하나F&I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90억 4300만 원으로 전년 동기 263억 2100만 원 대비 10.3% 증가했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90억 3700만 원에서 93억 3900만 원으로 확대됐다.
여신전문금융업에서 시작해 2013년 NPL 투자관리업으로 업종을 변경한 하나F&I는 최근 NPL 시장이 확대되면서 관련 투자를 더욱 늘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하나금융그룹의 1500억 원 규모 유상증자로 자본금까지 늘렸다. 하나F&I가 올해 매입한 부실채권 규모는 채권 원금 기준 1조 53억 원으로 지난해 연간 매입한 2987억 원 대비 236.6% 증가했다.
우리금융F&I와 하나F&I 외에 유암코·키움F&I·대신F&I 등 비금융지주 계열 회사들도 적극적으로 NPL을 매입하고 있다. 유암코가 올해 누적 1조 2862억 원을 매입했고 키움F&I가 4114억 원, 대신F&I가 3726억 원을 사들였다. 국내 은행권이 캠코에 매각한 NPL도 올해 3분기 누적으로 104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22.6% 증가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주요 NPL 투자 전문사들이 최근 매입하는 NPL의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매입 후에 실제 수익을 내기까지는 시차가 있는 만큼 향후 NPL 전문 투자사들의 실적은 더욱 좋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