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택한 한국투자증권, 새 대표로 김성환 내정 [시그널]

부동산·IB 부문 성장 이끌어
정일문 대표, 부회장 승진
한투저축은행 대표엔 전찬우

김성환 신임 대표 내정자(왼쪽)와 정일문 대표. (사진=한국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이 신임 대표로 김성환(사진) 부사장 겸 개인고객그룹장을 발탁하면서 5년 만에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2019년 취임한 정일문 대표는 부회장으로 승진했지만 경영 일선에서는 한 걸음 물러서게 됐다. 글로벌 고금리로 증시 불안이 지속하자 조직을 재정비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포석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증권은 23일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이사회를 열고 김 부사장을 새 사령탑으로 내정했다. 김 부사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최고경영자(CEO)에 오른다. 정 대표는 5년의 대표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지만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국내 영업과 사업 전략 등에서 김 대표 내정자에게 조언자 역할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투는 증시 부진으로 증권 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올해 이익을 늘리며 탄탄한 실적을 보여줬다. 한투는 3분기 말 기준 누적 순이익이 623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42% 증가했다. 한투의 지주사인 김남구 한국금융지주(071050) 회장이 내년 경제 및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고 발탁 인사를 결단했다는 후문이다.


1969년생인 김 내정자는 당곡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건국대 부동산금융학 박사를 수료했다. 교보생명과 LG투자증권을 거친 그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투자은행(IB) 사업에서 잔뼈가 굵었다. 한투에서 부동산금융센터장(상무보)으로 첫 임원에 오른 뒤에도 프로젝트금융본부장·IB그룹장 등 요직을 거쳤다. 2019년부터 개인고객그룹장으로서 리테일 영업과 고액자산가 대상 자산관리 사업을 총괄했다.


한투는 상반기 증권 업계 최초로 개인 고객 금융 상품 잔액 50조 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달성하기도 했다. 김 내정자가 직접 발로 뛰며 고액 자산가들을 만나고 매력적인 금융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노력한 공이 컸다. 그는 2010년대 중반 IB그룹장 시절에도 자본시장에서 한국투자증권을 부동의 1위였던 NH투자증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회사로 키워내는 데 큰 활약을 했다. 당시 그가 이끈 대표적 딜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와 두산밥캣(241560)의 기업공개(IPO)다.


또 이날 한국금융지주 계열사인 한국투자저축은행도 이사회를 열고 전찬우 리테일사업본부장(전무)을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전 대표 내정자는 1970년생으로 2001년 한국투자저축은행에 입사한 뒤 저축은행 영업과 상품·기획 전반의 경력을 쌓았다. 현재 업계의 주요 수익원이 된 스탁론·팜스론 등의 사업을 직접 개발하는 등 저축은행 비즈니스의 본질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투자금융그룹 관계자는 “내외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직면한 업계 상황 속에서 장기적 흐름과 방향성 주목한 인사”라며 “(한국투자증권이) 이번 변화를 통해 한 걸음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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