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합의한 나흘간의 휴전이 연기된 가운데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하마스 정보 본부를 파괴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차치 하네그비 이스라엘 국가안보보좌관은 22일(현지시간) “24일까지는 인질 석방이 없을 것”이라며 “현재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일간지인 타임 오브 이스라엘이 23일 보도했다. 당초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카타르의 중재로 이날 오전 10시부터 임시 휴전 및 인질 석방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하네그비 보좌관은 성명을 통해 “석방은 양측의 원래 합의에 따라 시작될 것”이라면서도 “24일 전으로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성명에서는 휴전 지연의 이유를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국영방송 칸(Kan)은 익명의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하마스 측이 합의문에 서명하지 않아 24시간의 지연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휴전을 앞둔 22일 가자지구에 대한 폭격을 강화했다. 영국 더타임스 등은 이스라엘군이 전날 가자 북부 가자시티 시내에 위치한 하마스 정보 본부를 급습해 건물을 폭파했다고 밝혔다. 더타임스는 이날 공습으로 100명 이상이 추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협상 지연에 따른 하마스의 시간 끌기를 차단하려 공세를 강화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편, 이번 전쟁으로 이스라엘 정부의 재정 지출 규모가 불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재무부는 하마스와의 전쟁으로 이스라엘에 매일 2억 7000만 달러(약 3509억 원)의 경제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제 이스라엘은 지난달 229억 셰켈(약 8조 원)의 재정적자를 기록했다. 이스라엘 재정 자문업체인 리더 캐피털 마케츠는 하마스와의 전쟁으로 2023~2024년 1800억 셰켈(약 62조 6000억 원)의 재정지출이 생길 것으로 분석했다. 이 중 3분의 2는 이스라엘이, 나머지는 미국이 부담할 것으로 이 업체는 전망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스라엘 정부가 전쟁 개시 후 미국에서 과도한 비용을 내가며 채권을 발행, 54억 달러(약 7조 원) 규모의 자금을 사모로 조달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