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선거 노린 北의 협박…韓, GP복원 등 맞불 예고

■北 군사도발 대응은
철거한 DMZ 감시초소 복구하고
탄도미사일 등 정밀타격전력 배치
휴전선 소형무인기 위협 가능성도
韓, 군단·사단급 무인기로 맞대응
해안포 포구 덮개 제거·포문 개방

북한 주민들이 21일 밤 평안북도 철산군의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발사된 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발사 소식을 대형 전광판으로 지켜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북한이 9·19 남북군사합의에 대해 일방적 파기 선언을 한 것은 내년도 한국 총선 및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고강도 도발 위협을 재개해 한미에 대한 외교적·군사적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남북 접경 지역에서 무력 충돌도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남북이 감정적 대립이 치달으면 남북군사합의 전면 폐기 수순도 밟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예상되는 북한의 도발 시나리오는 가장 먼저 군사합의에 따라 철거한 10여 개의 비무장지대(DMZ) 감시초소(GP) 복구에 나서는 것이다. 남북은 군사합의 체결 이듬해인 2019년 1월 폭파 방식과 굴착기를 동원한 방식으로 각각 10여 개의 GP를 철거한 상태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 조치도 과거로 회귀할 가능성이 크다. 남북은 2018년 10월 JSA 남북 지역 초소와 병력·화기 등을 모두 철수했다. 당시 남북한과 유엔군사령부 3자 간 공동 검증까지 마친 바 있다.


여기에 북한 국방성이 성명을 통해 밝힌 것처럼 군사분계선(MDL) 지역에 보다 강력한 무력과 신형 군사 장비의 전진 배치로 도발할 수 있다. 북한이 최근 공개한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북한판 에이태큼스 ‘KN-24’, 초대형 방사포 ‘KN-25’ 등의 이른바 단거리탄도미사일 ‘3종 세트’를 중심으로 한 정밀 타격 전력의 전방 배치가 점쳐진다.


북한은 공중정찰·감시 활동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대남 도발의 상징적인 차원에서 소형 무인기를 동원해 대남 감시정찰 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휴전선 인근 지역까지 무인기를 날려 위협하거나 열병식에서 선보인 전략 무인정찰기 ‘샛별-4형’,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 ‘샛별-9형’이 활용되는 시나리오다.


무엇보다 핵·미사일 도발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 수위를 끌어올릴 수도 있다. 당장 우리 정부가 9·19 군사합의 일부 효력 정지에 돌입한 22일 밤 실패하기는 했으나 평안남도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며 도발했다.


특히 최근 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힌 신형 고체연료 엔진을 사용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의 경우 시기가 문제일 뿐 이미 예고된 도발로 볼 수 있다. 우리 군 당국은 1차적 대응으로 공중감시·정찰 활동 복원에 나섰다. 9·19 합의 1조 3항의 비행금지구역 설정 효력 정지로 최전방에 감시정찰 자산의 전격 투입이 가능해진 덕분이다. 우선 대북 감시정찰에는 복수의 군단급 무인기 송골매와 사단급 무인기(UAV) 등이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MDL 일대의 북한군 장사정포와 고사포 진지 위치와 동향 등 유의미한 정보를 다수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도발 상황에 따라 지상·해상 포격 훈련 재개 등의 추가적 효력 정지 대상 확대와 전면 폐지 방안도 검토될 수 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추후 MDL 일대에서 남북 간 충돌이 예상된다는 지적과 관련해 “우리 군은 만반의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만약 북한이 도발한다면 한미 연합 방위 태세와 능력을 바탕으로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1조 원의 이익이 있다면 그로 인해 초래되는 손실은 1원”이라고 평가하며 일부 효력 정지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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