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유네스코 한국대표부 주최 만찬 행사에 참석해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공산 세력의 침략으로 6·25 전쟁이 발발했을 때 가장 먼저 한국에 도움의 손길을 내민 국제기구가 유네스코”라며 “유네스코의 지원으로 교육 받은 아이들이 자라나 ‘한강의 기적’을 이룬 주역이 됐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유네스코의 도움으로 경제 개발에 성공한 경험을 국제사회에 공유해 국가별 개발 수준 격차를 완화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의미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파리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한국대표부 주최 국제박람회기구(BIE)대표 초청 만찬’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제 국제사회는 대한민국이 거둔 경제와 정치적 성취뿐 아니라 한국 문화의 역동성에도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 정부는 문화산업의 발전 정척을 많은 나라들과 공유하고 있고 각국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세계 유산으로 등재하는 노력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부산 엑스포 유치를 계기로 대한민국이 책임 외교의 수준을 높이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교육에 매진하고 과학을 육성하며 문화를 꽃피워 성장의 역사를 썼다”며 “이러한 경험은 세계 다른 어느 곳에서도 실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은 ‘부산 이니셔티브’를 통해 개발 경험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기후위기·글로벌 사우스 문제와 같은 인류가 당면한 도전을 함께 해결하는 데 앞장서고자 한다”며 “2030 부산 엑스포는 가진 것을 함께 나누는 연대의 플랫폼이자 모든 참가국이 자신의 문화를 선보이는 문화 엑스포가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날 만찬 행사에는 파리 주재 외교단 및 각국 BIE 대표단들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한국과 부산의 역량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엑스포가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장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국의 노력이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만찬장에서 각 테이블을 일일히 들려 “부산에 가보신 적 있느냐”며 각국 BIE 대표단에게 부산 엑스포 지지를 당부했다.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 역시 “2030 부산 엑스포를 지지해야 할 이유가 두가지 있다”며 “하나는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국제사회에 더욱 확산하기 위함이고 또 다른 하나는 한류라는 소프트파워의 긍정적 영향력을 인식하기 위해서”라며 부산 엑스포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총수들도 막판 유치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은 영어 건배사를 통해 “한국의 과학기술과 K팝, K푸드에 이어 부산이 각광받고 있다”며 “11월 28일 결과와 무관하게 한국은 각국에 대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재계 인사들도 대거 만찬 자리에 참여해 유치전에 힘을 보탰다.
한편 BIE는 28일 파리에서 열리는 제173차 총회에서 각국 BIE 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2030 엑스포 개최지 선정을 위한 최종 투표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