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엘리제궁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 공조 필요성에 대해 공감했다.
한불 정상회담은 올 6월 윤 대통령의 프랑스 방문 이후 5개월 만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북한 문제 대응과 관련해 전적인 연대와 지지를 표명했다. 두 정상은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에 따른 중동 정세에 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을 통해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 문제, 중국 문제 등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중국과 북한, 중동에서 국제 평화에 위협을 가하는 전술에는 많은 정보가 필요하고 때로는 사이버 안보 문제까지 결합된다”며 “양 정상이 비밀에 가까운 문제를 논의한 것이기 때문에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프랑스와 한국 정부가 가치를 공유한 국가로서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공통점이 분명하고, 그런 원칙에 따라 글로벌 이슈에 뜻을 모아 함께하기로 한 데 대해 양 정상이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전략적 협력을 고도화하기 위해 NSC(국가안전보장회의)를 중심으로 부처들 간 고위급 방문과 소통도 강화키로 했다. 또 이차전지·신재생 에너지 분야 투자 등 양국 기업 간 활발한 교류를 평가하며 원전·양자(퀀텀)·스타트업·반도체 등에서의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미래 첨단산업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으며 기후변화·탈석탄화 및 에너지 전환·재생에너지 개발 협력에도 손을 모으기로 했다. 이와 함께 방산과 사회문화 분야 협력의 현황도 함께 점검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적당한 시점에 마크롱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추진 중인데 가교 역할을 할 협력 분야를 함께 식별해봤다”며 “마크롱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주도하는 무탄소에너지(CFE) 이니셔티브에 대한 지지도 표명했다”고 밝혔다.
엘리제궁 또한 정상회담 이후 낸 성명에서 두 정상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장기적 지원의 중요성에 동의하고, 러시아에 대한 북한의 군사 장비 공급을 단호히 규탄했다고 밝혔다. 이어 우주, 민간 원자력, 양자 물리학 및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양국이 긴밀히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프랑스산 소고기 수입 금지 조치가 해제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으며 파푸아뉴기니, 몽골, 방글라데시 등 인도·태평양 지역의 이니셔티브에 한국의 긴밀한 참여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조찬을 겸해 이뤄진 이번 정상회담은 배석자 없이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앞서 엘리제궁 도착 직후 마크롱 대통령에게 영어로 “다시 만나서 반갑다(Great to see you again)”라고 인사한 뒤 서로 포옹했으며 프랑스 측 군악대와 의장대의 행진도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