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김성용 단장을 R&D센터(구 육성팀) 센터장으로 내려 보냈다. ‘질책성 보직 해임’이다.
SSG는 25일 “최근 감독·코치 인선과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생긴 논란에 대한 책임을 물어 김성용 단장의 보직을 R&D센터 센터장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이어 “빠르게 객관적인 인선 기준을 마련해 후보군을 선정한 뒤 신규 단장을 선임할 계획”이라며 “신규 단장이 선임될 때까지 단장 역할은 민경삼 대표를 중심으로 진행해 업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SSG는 올 시즌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NC 다이노스에 패해 올해 ‘경기 일정’을 마쳤다. 이후 SSG는 달갑지 않게 가장 주목받는 팀이 됐다. 플레이오프가 진행 중이던 10월 31일 ‘계약 기간 2년’이 남은 김원형 전 감독을 전격 경질한 게 논란의 시작이었다.
2022년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을 차지하고, 올해도 3위에 오른 김원형 전 감독과 계약을 해지하며 SSG 구단은 “성적 때문이 아니다. 새로운 팀의 방향성과 김원형 전 감독이 맞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SSG 신임 사령탑 선임에 꽤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 사이 여러 지도자 또는 야구인이 하마평에 올랐다. 결국 이숭용 1군 감독, 손시헌 2군 감독 체제로 팀을 꾸리고 코칭스태프 구성도 사실상 완료했다. 프로 지도자 경험이 많지 않은 코치를 대거 영입하면서 SSG가 강조한 ‘방향’에 의문을 품는 관계자도 있었다.
SSG 구단은 김성용 단장의 보직 해임의 이유 중 하나로 ‘최근 감독·코치 인선 과정에서 생긴 논란’을 꼽으며, 코칭스태프 인선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SSG 단장 보직해임의 결정적인 배경은 ‘프랜차이스 스타’ 김강민의 2차 드래프트 이적이다. 2001년부터 SSG와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에서만 뛰었던 김강민은 지난 22일 KBO 2차 드래프트 4라운드 22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김강민을 보호선수 35인 명단에서 제외했던 SSG는 당황했고 곧 팬들도 구단의 안이한 처사에 날 선 비판을 했다.
“김강민과는 은퇴와 현역 연장, 은퇴식 시점 등까지도 논의하던 터라 타 구단에서 김강민을 지명할 줄은 몰랐다. 세대교체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김강민을 35인 보호선수 명단 안에 넣기도 어려웠다”라는 게 SSG 구단의 해명이었다.
하지만 팬들은 프로 입단 1∼3년 차, 그해 자유계약선수(FA), 외국인 선수는 2차 드래프트에서 지명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 40명 이상을 보호할 수 있는 상황을 들여다보며 김강민을 보호선수 명단에 넣지 않은 걸 더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꽤 많은 구단이 보호선수 명단에 들지 않았지만 은퇴 예정인 선수를 알아볼 수 있게 표시해 타 구단에 전달했다. 하지만, 김강민 이름 옆에는 ‘은퇴 예정 또는 논의 중인 선수’라는 표시도 없었다.
SSG 팬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는 ‘김성용 단장 책임론’이 불거졌다. 그리고 SSG는 김성용 단장에게 책임을 물었다. SSG는 통합우승을 차지한 2022년 12월, 류선규 당시 단장과 ‘방향성’ 문제로 결별했다. 류선규 전 단장 후임이었던 김성용 단장도 약 1년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