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차 시장도 하이브리드 대세…'가격 뚝뚝' 전기차와 딴판 [CAR톡]

중고차 소비자 84% "하이브리드차 구매할 것"
높은 연비 등 경제성·친환경성에 높은 인기
중고 시세 하락률 보합 수준…전기차는 2.5% ↓

'디 올 뉴 그랜저'가 정차해있다. 사진제공=현대차

친환경차인 하이브리드차가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에 비해 충전 및 가격 부담이 적은 데다 내연기관차보다 높은 연비 등 경제성을 갖추며 고객 선호도가 높아진 것이다. 이에 중고 하이브리드 차 시세는 보합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고 전기차는 시세 하락 폭을 키우며 침체 분위기에 빠졌다.


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중고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하는 소비자가 크게 늘고 있다. 중고차를 구입하려는 소비자 10명 중 8명 이상은 하이브리드차에 관심을 가질 정도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 기업인 케이카(K Car)가 전국 30~59세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84.4%는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하고 싶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 시장에서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차나 전기차에 비해 하이브리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진 것이다.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시장 관심이 높아진 데에는 우수한 경제성과 친환경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응답자들은 중고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하려는 가장 큰 이유로 ‘높은 연비(67.5%)’를 꼽았다. 이 밖에도 취등록세 감면 및 공영 주차장 할인 등 각종 혜택(14%), 친환경성(10.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하이브리드차 구매 가격은 내연기관차보다 비싸지만 차량 유지비가 적게 들고 각종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경제성이 높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전기차에 비해 안전 문제가 덜하고 부족한 충전 인프라로 인한 불편함이 없다는 점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중고 시세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케이카에 따르면 지난달 중고 하이브리드차의 시세 하락률은 평균 0.4%로 보합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매달 1% 안팎의 감가가 이뤄지는 중고차 특성을 고려하면 하이브리드차의 시세 하락률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치다.


정인국 케이카 사장은 “전기차 대비 간편하고 내연기관차 대비 높은 연비를 자랑하는 점이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유가와 경기 침체 등으로 합리적인 소비가 부각되고 있는 시기인 만큼 하이브리드차의 인기는 지속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고 전기차는 올해 하반기 들어 시세 하락 폭을 키우고 있다. 케이카 통계를 보면 올해 7월 보합(-0.2%) 수준이던 중고 전기차 평균 하락률은 매월 확대되다 10월에는 -2.5%에 달했다. 가솔린(-0.6%)과 디젤 디젤 중고차(-0.4%)와 비교해도 전기차의 하락률은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중고 전기차는 웃돈을 얹어 거래되는 등 높은 몸값을 자랑했다. 그러나 고금리로 불어난 구매 비용 부담, 부족한 충전 인프라로 전기차 수요 자체가 줄면서 중고차 시장의 분위기도 반전됐다. 제조사들의 가격 인하와 정부 보조금 확대 등으로 중고차 시세 산정의 기준점인 신차 실구매가가 내려가면서 중고차 시세 하락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전기차 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카가 국내 중고차 시장에서 유통되는 출시 12년 이내 740여 개 모델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중고 전기차의 평균 시세는 이달에도 2%가량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볼보의 C40 리차지(-8.4%)와 르노 조에(-8.1%) 등 수입 브랜드 중 일부 모델은 한 달 새 8% 넘게 하락할 것으로 분석됐다. 국산 브랜드인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6와 기아의 쏘울 EV는 각각 4.9%, 4.5%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고유가 상황에서도 여러 요인으로 인해 중고 전기차 시세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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