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2막 꿈꾸는 ‘액티브 시니어’ 취업 전 체크해봐야 할 건[일터 일침]

■ 최우성 청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시니어 경제활동 발목 잡는 '척추관협착증'
허리 통증·하반신 저림 증상 있으면 점검 필수
한방통합치료, 통증 완화…근골격계 강화 도와

제 2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액티브 시니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미지투데이

#은퇴 후 취미생활과 여행으로 시간을 보내던 김모(64) 씨. 여유로운 일상이 만족스러운 것도 잠시, 시간이 흐를수록 무료함이 느껴졌다. 최근 고령층 일자리가 확대된다는 뉴스를 접한 김 씨는 결국 규칙적으로 생활하며 수익을 얻으면 생각에 취업을 결심한다. 다만 나이가 나이인 만큼 오랜만에 일을 시작하려니 각종 근골격계 질환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최근 날씨가 급격히 추워지면서 평소 종아리 쪽으로 피가 통하지 않는 느낌과 더불어 외출할 때마다 간헐적인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증상이 느껴지자 자신이 더욱 없어졌다. 본격적인 취업 준비에 나서기 전 병원을 방문한 김 씨는 ‘척추관협착증’ 초기 단계가 진행 중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환갑잔치’라는 단어가 다소 민망하게 느껴질 정도로 제 2의 인생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는 액티브 시니어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제활동에 큰 가치를 두는 장년층들이 많아지면서 자신의 자산을 기반으로 활발한 근로 및 소비활동을 펼치는 ‘뉴 시니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그러나 제 2의 전성기를 누리기 위한 전제조건은 ‘건강’이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취업을 목표하고 있는 시니어들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도 지금껏 열심히 관리해 온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고령층의 취업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21일 정부가 발표한 '연령대별 고령자 고용 현황’에 따르면 60세 이상 고용률은 2020년 42.4%에서 올해 10월 45.6%로 증가했다. 60세 이상 고령층 2명 중 1명이 일하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라는 분석도 나왔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에는 건강 문제가 뒤따르는 경우가 많다. 특히 노화로 인한 근골격계 질환은 연령이 높을수록 발생 위험이 더욱 커진다. 근골격계 질환으로 발생하는 직장인의 경제적 손실이 연간 4조 원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경제활동을 이어가는 고령층이라면 척추·어깨 및 무릎 등 근골격계 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고 기온이 급격히 낮아진 시기에는 척추 근육과 인대가 수축하면서 신경을 압박하는 ‘척추관협착증’이 악화하기 쉽다. 척추관협착증이 있으면 척추의 퇴행이 진행돼 인대가 두꺼워지거나 척추뼈 끝에 뾰족한 ‘골극’이 생겨 척추신경 통로인 척추관을 누른다. 이 과정에서 신경이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기 때문에 허리통증 및 하반신 저림 등의 증상을 유발하게 된다.


간혹 증상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척추관협착증과 허리디스크를 혼동하기도 한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허리디스크와는 달리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진다. 오래 걸으면 다리에 감각이 둔해지거나 하지방사통이 심해지는 것도 척추관협착증의 특징이다. 한방에서는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을 완화하고 운동기능의 정상화를 돕기 위해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의 한방통합치료를 진행한다.


추나요법은 어긋난 척추 배열을 교정해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줌으로써 신경 압박을 줄이고 척추 기능을 정상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침치료는 척추 주변 경직된 근육을 이완해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한약재 성분을 주사 형태로 주입하는 약침치료는 신경압박 부위의 염증을 신속하게 개선하고, 손상된 신경조직의 재생을 돕는다. 증상과 체질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퇴행된 근육과 뼈를 강화하고 증상 재발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한방통합치료의 효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실린 논문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은 3주간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척추관협착증 입원 환자 378명을 대상으로 치료 전후 허리 및 다리 통증 수준을 비교했다. 논문에 따르면 NRS(통증숫자평가척도값이 높을수록 통증이 큼)로 측정한 허리 및 다리 통증은 치료 전 중증 수준인 5.73, 4.78점으로 각각 나타났으나 치료 후 경증에 해당하는 3.66, 3.33점으로 회복됐다. 이러한 호전세는 퇴원 후 3년이 지난 시점에도 이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기본적인 거동인 보행마저 어렵게 만드는 척추관협착증은 경제활동을 계획하는 시니어들의 발목을 잡는 주법으로 꼽힌다. 제2의 직업을 찾고 있는 시니어라면 증상이 악화해 정상적인 구직이 어려워지기 전에 진료를 통해 척추 건강관리에 힘쓰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의 감각이 둔해진 느낌이 드는 경우 조속히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누구보다 멋진 전성기를 재현하기를 꿈꾸는 모든 시니어를 응원한다.



최우성 청주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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