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두 마리 잡았죠"…삼성 김치냉장고 '맞춤숙성실'의 비밀

비스포크 김치플러스 신제품 소개
수납박스 개별 온도조절 기능 탑재
육류·과일·빵 등 최적의 상태 유지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에서 ‘비스포크 김치플러스’를 개발한 유진홍(왼쪽부터) 프로, 이정훈 프로, 이지현 프로, 서정은 프로가 경기도 수원시에 있는 수원사업장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김치냉장고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제품 개발 과정에서 소를 두 마리는 잡은 것 같습니다.”


21일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005930) 사업장에서 만난 서정은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냉장고개발팀 프로는 김치냉장고 신제품 ‘비스포크 김치플러스’의 맞춤 숙성실 기능 개발 과정에 대해 이렇게 회상했다.


맞춤 숙성실은 상칸 수납 박스의 내부 온도만 개별적으로 조절 가능하도록 한 신기능이다. 조금 남은 김치 등 소량의 식재료를 보관해야 할 때도 칸 전체 모드를 변경해야 한다는 고객들의 불편함에 착안해 고안됐다. 김치부터 육류 숙성과 해동은 물론 과일·빵·반죽까지 최적의 상태로 만들기 위한 온도 조절이 가능하다.


서 프로는 “같은 온도라도 냉장고의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 어떤 모드로 보관했는지에 따라 식품 품질이 달라질 수 있다”며 “균일한 품질을 맞추기 위해 육류와 안 익은 과일 등을 대상으로 실험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육즙 손실을 기존 해동 대비 80% 줄이고 익지 않은 과일을 적절히 숙성시키는 알고리즘을 개발할 수 있었다.


비스포크 김치플러스는 김치냉장고를 ‘서브 냉장고’로 많이 활용하는 트렌드에 발맞춰 개발됐다. 김치냉장고에 자주 보관하는 식재료에 맞는 핵심 기능만 모아 상칸 18개, 중·하칸에는 23개 맞춤보관 모드가 탑재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는 “김장 김치 양이 줄어들고 식생활이 변화하며 김치냉장고의 용도도 다양한 식재료를 장기 보관하는 것으로 바뀌었다”며 “세분화된 모드를 통해 다목적 활용도를 강화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기능 구현을 위해서는 기술적 난제를 풀어야 했다. 같은 칸 내에서도 최대 영상 12도까지 올라가는 맞춤 숙성실과 냉장칸의 온도 차가 유지돼야 했기 때문이다. 기구 개발을 맡은 유진홍 프로는 “이를 위해 맞춤 숙성실 하단에 히팅 모듈을 최대한 밀착해 깔고 단열 구조를 개선해 열원의 효율을 높이고자 노력했다”고 전했다. 성능 개발에 관여한 이정훈 프로는 “디지털 인버터 컴프레서와 냉각 사이클을 효율적으로 동작할 수 있도록 개선했고 진공 단열재의 단열 성능을 업그레이드해 소비 전력을 낮추는 데도 힘을 줬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그간 국내로 한정됐던 김치냉장고 시장을 글로벌로 넓히는 동시에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이 프로는 “코로나19 이후 가전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김치냉장고 같은 경우 필수 가전은 아니라 수요 변화에 더 취약할 수 있다”며 “프리미엄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로 양극화된 소비자들의 니즈 맞춰 포도어 프리미엄 시장에서 꾸준히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로서는 김치냉장고 주요 시장은 한국이지만 다목적 활용도를 높여 ‘멀티냉장고’ 포지션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스포크 김치플러스 제품 이미지. 사진제공=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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