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풀려났는데 나만 감옥서 지내"…대통령에 자필로 '이 서류' 보낸 최서원

연합뉴스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최서원(67·개명 전 최순실)씨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면을 요청했다.


최씨의 법률대리인 이경재(74·사법연수원 4기) 변호사는 22일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동북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씨가 직접 쓴 사면요청서를 공개했다.


최씨는 "나의 사면에 대해 누구 하나 나서주지 않는 상황에서 나 스스로 (사면요청서를) 쓰는 것이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저는 허울 좋은 비선 실세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동정범으로 엮여 모든 것을 빼앗겼다"며 "모든 국정농단자와 청와대 전 비서관조차 사면·복권되는데 서민으로 남아있는 저에게는 형벌이 너무 가혹하다. 이번에 사면되지 않으면 현 정부에서는 제 사면·복권을 해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제가 사면·복권된다면 오롯이 제 인생, 딸과 세 손주가 미래에 어깨를 활짝 펴고 살아갈 수 있는 삶을 살아갈 것"이라며 "누군가의 그림자가 되어 빛에 가려진 어두운 삶은 절대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법무법인 동북아 사무실에서 이경재 변호사가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변호사는 "최서원은 8년째 복역 중이고 벌금과 추징금 납부로 강남의 빌딩 등 전 재산을 상실했다"며 "그 결과 최서원의 유일한 가족인 정유라와 그 자녀들은 생계조차 꾸려가기 어려운 처지"라고 호소했다.


특히 최씨가 허리 수술을 두 차례 받는 등 건강이 나날이 악화하고 있다면서 "60대 후반의 여성이 생존을 계속하기에 힘겨운 상태"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정농단 관련 형사재판을 받고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들은 최씨만 빼고는 모두 형기만료, 사면 등으로 자유롭게 일상을 영위하고 있다"며 "최씨에 대한 현재의 형 집행 상태는 이성과 양식의 기준으로 볼 때 형평성을 상실했다"고도 주장했다.


또 "탄핵과 형사 재판이 정당하다는 논지의 입장에 서더라도 탄핵과 중형 형사 처벌의 책임을 고스란히 최씨에게 전가하고 희생양으로 삼는다는 것은 우리의 양심과 정의감에 베치된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최씨가 장기간 복역으로 인해 공황장애를 앓고 있고, 두 번에 걸친 척추 수술로 인해 거동이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앞서 최씨는 자신과 공범으로 엮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면되자 윤석열 대통령에게 자신의 사면을 요구하는 자필 탄원서를 네 차례 보내기도 했다.


2016년 11월 구속된 최씨는 2020년 6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뇌물 등 혐의로 징역 18년과 벌금 200억원, 추징금 63억원의 형이 확정돼 청주여자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척추 수술을 이유로 임시 석방된 후 지난 5월부터 다시 수감 중이다. 최씨의 형기 만료는 2037년 10월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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