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출신' 김원경·김이태 나란히 사장 승진…1970년대 이후 처음

기재부·외교부 출신 관료 동시 승진
이병철 시대 1970년 이후 처음
정책 설계·위기 관리에 뛰어나다는 평가

2024년 삼성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승진한 김원경(왼쪽) 사장과 김이태 사장. 사진 제공=삼성

삼성그룹이 올해 사장단 인사에서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출신 부사장들을 사장으로 승진 시켰다. 관료 출신의 삼성 사장이 탄생한 것은 이병철 창업 회장 시절인 1970년대 이은택 전 삼성물산·제일모직 사장 이후 처음이다. 관료 출신들이 정책을 설계하면서 쌓은 경험과 위기관리 능력을 신사업 발굴, 위기 요인 해소 등에 적절하게 활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삼성전자는 사장단 인사를 통해 김원경 DX 부문 경영지원실 글로벌공공업무팀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김원경 사장은 외교 전문가다.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그는 1990년 외무고시를 합격해 외교통상부 통상전략과장, 통상법무과장직을 수행했다.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이명박 정부 경제수석실에서 행정관으로 일한 경험도 있다. 2012년 삼성전자 미주 법인 임원으로 일자리를 옮긴 그는 2017년 11월부터 글로벌공공업무팀장을 맡으며 삼성전자의 글로벌 협력·통상법무 등을 총괄해왔다.


기재부 출신의 김이태 삼성전자 부사장도 삼성벤처투자 사장으로 승진했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김이태 사장은 기재부 국제금융국에서 외화자금과장·국제금융과장 등을 지냈고 2016년 삼성전자 기업투자설명(IR) 그룹 상무로 일했다.


최근 삼성에서는 공무원 출신 인사를 고위직으로 배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병원 기재부 부이사관(3급)을 IR팀 부사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도 볼 수 있듯이 삼성에서 관료 출신 인사의 입지가 단단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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