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워지는 로봇 ETF시장…수익률 '高高'

KB AI&로봇 한달간 27% 기록
내년 정책지원 기대감 커져 '활활'
자산운용사들 올들어 라인업 확대
순자산도 1587억으로 4배 급증

HMGICS에 도입된 물류 로봇 AMR이 자동차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옮기기 위해 이동하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차그룹

한동안 약세를 보이던 국내 로봇 관련주들이 질주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고공행진하고 있다. 긴축 종료 기대감에 이달부터 시행된 ‘지능형 로봇 개발 및 보급 촉진법 개정안’ 수혜가 예상되자 자산운용사들은 하반기 들어 적극적으로 로봇 ETF를 출시하며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로봇주 상승 모멘텀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의 ‘KBSTAR AI&로봇 ETF’는 24일 기준 최근 한 달간 27.05%의 상승해 레버리지를 제외한 국내 상장 ETF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로봇액티브’ 역시 같은 기간 16.1%의 수익률을 거뒀고 ‘TIGER 글로벌AI&로보틱스 INDXX’와 ‘KODEX 글로벌로봇(합성)’도 각각 9.85%, 7.05%의 준수한 성적을 나타냈다.


9월 이후 조정세를 보이던 로봇 ETF의 수익률이 본격 상승세로 전환한 건 정책 지원에 대한 기대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올 들어 정부는 ‘첨단로봇 규제 혁신 방안’을 마련하면서 로봇 산업 활성화에 시동을 걸었다. 이달에는 지능형 로봇법 개정안을 시행해 실외 이동로봇을 이용한 배달·순찰 등 서비스를 허용했고 연내 ‘첨단 로봇산업 비전·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면서 추가 정책 지원도 시사했다.


이에 지난 10월 국내 증시에 입성한 대장주 두산로보틱스(454910)는 이달 들어 주가가 두 배 넘게 급등했다.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16.5%), 에스피지(058610)(25.9%) 등 주요 기업 역시 같은 기간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레인보우로보틱스가 376% 급등했고 에스피지도 97.7% 올랐다. 특히 연기금은 11월 들어 두산로보틱스를 988억 원어치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피, 코스닥 통틀어 순매수 1위 종목이다.


대기업이 단행한 투자가 내년부터 결실을 맺을 수 있다는 전망도 상승세를 부추기고 있다. 올 초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14.99%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로봇 산업에 본격 진출을 예고한 삼성전자는 헬스케어용 웨어러블 로봇인 ‘보핏’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로봇 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커지자 자산운용사들은 ETF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하면서 격전을 예고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국내에 상장된 로봇 관련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K-로봇액티브’와 ‘KODEX 글로벌로봇(합성)’ 2개뿐이었다. 하지만 올 하반기 들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시작으로 KB자산운용,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이 차례대로 상품을 내놓으면서 투심을 흡수하고 있다.


실제 순자산 규모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 말 350억 원 수준이던 로봇 ETF 순자산은 이달 24일 1587억 원으로 4배 이상 불어났다. 올 들어 3개 신규 ETF가 합세한 데다 기존 상장돼 있던 ‘KODEX K-로봇액티브 ETF’의 순자산이 202억 원에서 937억 원으로 급증하면서 증가세를 주도했다.


증권 업계는 로봇 산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이어지고 이는 기업의 투자를 위한 마중물이 되면서 로봇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지속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로봇의 전반적인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과 로봇 기술의 국산화를 지원할 수 있는 투자가 추후 정부 정책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정부 정책과 기업 투자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시기라 연말 연초에는 로봇주에 대한 관심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