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영남권 중진 중 처음으로 내년 총선에서 서울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이 종로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는 비례대표 후순위로 당의 전국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역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 의원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총선 승리의 제1 조건이 바로 종로 사수”라며 “종로에서 힘차게 깃발을 들고 우리 당 수도권 승리의 견인차가 되겠다”고 말했다.
종로구는 대통령·국무총리·국회의장 등 주요 인사들을 배출해 ‘정치1번지’로 알려진 곳이다. 제19대부터 제21대까지 세 번의 총선에서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의원직 사퇴로 2022년 3월 실시된 재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이 후보를 공천하지 않았고 국민의힘 소속 최재형 의원이 당선됐다.
최근 혁신위원회가 당 주류 인사들의 불출마, 험지 출마 등 희생을 요구한 혁신안을 두고 지도부와 갈등을 벌이는 상황에서 이뤄진 하 의원의 종로 출마 선언은 인지도를 높이면서 당내에 내년 총선 수도권 공략의 중요성을 환기시키기 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하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당과도 상의했다. 누구든 종로에 도전할 수 있고 거기에서 한번 뛰어보라고 했다”면서 “종로 현역인 최 의원이 ‘양해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 지도부는 하 의원이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고 현역 의원이 있는 지역구에 일방적으로 출마 선언을 해 당황스럽다는 입장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하 의원은 또 다른 이슈메이커로 떠오른 한 장관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 당의 전국 선거를 도울 만한 간판이 되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한 장관이 지역구에 매이면 역할을 할 수 없다”면서 “당 전국 지지율을 모두 함께 정하고 걸맞은 비례 번호를 달아서 결사 항전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신의진 당무감사위원장은 이날 오후 마지막 회의를 열고 “46명의 당협위원장들의 당협 활동에 문제가 있다고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무감사위는 사고 당협을 제외한 204곳 중 하위 22.5%를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으로 판단했다. 신 위원장은 “당무 감사 결과를 최고위(30일)와 공천관리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라며 “공관위가 아직 출범 전이기 때문에 교체 권고 대상자 명단은 공개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