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앞 페미들 모이면 다 죽일 것" 여성단체 집회에 칼부림 예고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최근 ‘남성 혐오’ 논란에 휩싸인 넥슨코리아 본사 앞에서 주요 여성단체와 노동조합이 이 회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집회 현장에서 칼부림을 하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28일 새벽 1시30분께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에 경기도 성남 넥슨코리아 본사 앞에서 예정된 여성단체의 '게임문화 속 페미니즘 혐오몰이 규탄' 기자회견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한 살인 예고 글 4건이 올라왔다가 삭제됐다.


이 글에는 흉기 사진과 함께 ‘페미니스트들을 상대로 칼부림을 하겠다’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이 글이 올라온 뒤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취지의 댓글이 달리자 작성자는 “다 죽여버릴 것”이라며 “성인은 칼 맞아도 안 죽는 줄 아느냐. 빠르게 급소만 노려줄테니 내일 사망신고부터 하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작성자를 추적하는 한편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기자회견 현장에 기동대와 특공대를 배치하는 등 경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한국여성단체연합, 청년참여연대 등은 한국여성민우회가 주관하는 긴급 기자회견에 참여한다고 27일 밝혔다. 주최 측은 “넥슨은 일부 유저의 집단적 착각에 굴복한 ‘집게 손’ 억지 논란을 멈추라”며 “게임 문화 속 페미니즘 혐오 몰이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넥슨은 지난 25일 밤 주요 게임의 홍보·광고물에 ‘남성 혐오’를 시사하는 이미지가 삽입됐다는 논란에 휘말렸다. 넥슨을 비난하는 이들은 “일부 여성단체에서 ‘집게 손’ 모양의 이미지를 남성 비하 용도로 사용하는데 비슷한 모양의 이미지가 홍보물 곳곳에서 발견됐다”는 지적을 이어갔다.


파문이 확산되자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게임의 홍보물을 비공개 조치하고 총괄 디렉터가 유튜브 생방송에 출연해 사과하는 등 빠른 대응에 나섰다.


해당 홍보물을 제작한 외주업체 ‘스튜디오 뿌리’의 장선영 대표도 전날 입장문을 내고 “문제가 됐던 스태프가 개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남긴 발언 때문에 저희가 만든 모든 영상이 특정 성별을 혐오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기 시작했다”며 “개인적인 정치사상이 영상에 표현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주요 여성단체와 노조는 넥슨 측의 이런 대처가 부적절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집회는 28일 오전 11시 경기도 판교 넥슨코리아 남측 입구 부근에서 열린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