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등으로 혈당이 높은 사람들이 흡연을 지속하면 췌장암 위험이 최대 2.7배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주현 고대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건강검진 정보를 활용해 952만 명을 상대로 췌장암 발생 위험을 흡연과 금연 상태에 따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8년까지 9년간 총 1만 5245명이 췌장암을 새롭게 진단 받았다. 흡연은 혈당 수치와 관계 없이 췌장암 발생 위험을 높였는데 혈당이 높을수록 췌장암 위험 증가 폭이 커지는 경향을 보였다. 정상 혈당인 사람이 흡연을 하면 췌장암 위험이 1.5배 증가했지만 당뇨병 전단계 및 당뇨병 환자가 흡연을 하면 그 위험이 각각 1.8배, 2.7배로 증가했다.

반면 혈당이 높더라도 금연을 한 경우 췌장암 위험이 낮아졌다. 특히 하루 1갑씩 365일 흡연한 기간이 20년 이하였다가 금연한 경우 췌장암 위험이 비흡연자와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했다. 흡연 기간이 비교적 짧은 사람일수록 금연했을 때의 이득이 더 분명했다는 의미다.

췌장암은 5년 생존율이 약 10%에 불과하다. 전 세계적으로 발생률과 사망률이 점차 증가하고 있어 우려가 크다. 혈당이 높으면 췌장암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흡연과 금연을 했을 때 췌장암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 지에 대해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교수는 “췌장암 고위험군으로 알려진 혈당이 높은 사람들에서 금연의 이득이 매우 크다”며 “흡연으로 매우 높아진 췌장암 위험을 금연으로 유의하게 감소시킬 수 있다. 이른 시기에 금연을 하려는 노력이 췌장암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종양학 분야 권위있는 학술지인 미국 국립종합암네트워크저널(Journal of the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최근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