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 구찌의 로마 직원 50여 명이 27일(현지시간) 자신들을 밀라노 사무실로 재배치한 회사의 결정에 반발해 회사 설립 102년 만에 첫 파업을 벌였다고 로이터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프랑스 명품그룹 케링의 자회사인 구찌는 지난달 이탈리아 로마에서 근무하는 디자인 담당 직원 219명 중 153명을 내년 3월까지 500㎞ 떨어진 밀라노 사무실로 재배치한다고 통보했다. 직원들은 회사의 결정이 사실상 감원을 목표로 한 집단 해고와 다름없다며 반발, 파업에 나섰다. 일부 직원들은 이날 이탈리아 로마의 사무실 앞에서 ‘구찌에서 유행은 정리 해고’, ‘구찌는 (사람을) 자르지 바느질은 하지 않는다’ 등의 문구를 쓴 현수막을 들고 4시간 동안 파업을 벌였다. 가디언은 이번 파업이 구찌 102년 역사상 크리에이티브 직원들이 벌인 첫 집단행동이라고 전했다.
노조 대표 키아라 지아노티는 로마 디자인 사무실에 대해 ‘디자이너들에 의해 모든 컬렉션이 탄생한 구찌의 심장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케링이 만족스럽지 않은 조건을 제시받거나 로마를 떠날 수 없는 직원들을 내쫓고 있다고 주장했다. 로마에 남을 것으로 예상되는 60여 명의 앞날도 불확실하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구찌 대변인은 “이번 이전에는 직원 감축이 포함되지 않았다”며 “재배치에 대한 경제적 지원 조치도 제공했다”고 해명했다. 구찌 측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와 관련 팀은 밀라노로 이전함으로써 도시에 기반을 둔 회사의 전략적 기능과 긴밀히 협력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라며 “상호작용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찌는 지난해 말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7년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직을 마무리한 뒤 사바토 데 사르노를 새 디렉터로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