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인공지능(AI) 회의록 관리 서비스 ‘클로바노트’가 일본에서 큰 인기다. AI 기술이 고도화하면서 성능이 크게 향상된 영향이다. 여기에 일본의 유명 기업가가 클로바노트에 대해 호평한 것도 인기에 한 몫했다. 네이버는 자체 개발한 AI 서비스를 바탕으로 일본에 이어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28일 네이버에 따르면 지난 달 일본에서 클로바노트 서비스에 신규 가입한 이용자가 전년 대비 13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는 약 70만 건에 달한다. 클로바노트는 지난해 5월 일본에 출시됐다. 일본 업무용 채팅 시장에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네이버웍스’(일본 서비스명 ‘라인웍스’)에 이은 히트작이다.
클로바노트는 음성인식과 자연어처리 등 네이버의 다양한 AI 기술이 접목된 서비스다. 길고 비정형화된 문장을 인식하는 데 특화한 음성인식 엔진과 참석자 목소리 차이를 구분하는 화자 분리 기술 등이 적용됐다. 국내에서는 2020년 11월 'AI 음성기록' 서비스로 출발해 3년여 간의 시범 출시 기간을 거친 뒤 이달 6일 정식 출시됐다.
정보기술(IT) 기업 라이브도어를 창업하고 일본 첫 민간로켓 발사를 시도해 ‘일본의 일론 머스크’라 불리는 호리에 다카후미가 자신의 저서 ‘챗GPT 대전’에서 클로바노트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한 것도 클로바노트 인지도를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평가다. 호리에는 8월 발간한 책에 클로바노트를 활용한 회의록 작성법을 소개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해당 서적이 출간된 8월 이후 일본에서 클로바노트 신규 가입자 증가세가 가팔라졌다.
네이버는 이같은 기세를 몰아 자체 개발한 업무용 도구의 국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일본에서는 클로바노트 서비스를 한층 고도화할 예정이다. 국내 정식 버전에서 제공하는 회의록 요약을 비롯해 AI가 회의나 대화 내용을 바탕으로 핵심 주제와 향후 과업까지 정리하는 기능도 향후 지원하고 클로바노트와 라인웍스를 연동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한익상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일본에서도 클로바노트가 업무 생산성 향상 도구로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초거대AI ‘하이퍼클로바X’도 출전한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지난달 ‘클로바 스튜디오’와 ‘뉴로클라우드’를 통해 기업 고객에게 ‘하이퍼클로바X’를 선보였다. 기업은 이를 기반으로 업무용 챗봇이나 비즈니스 글쓰기 도구 등 내부 생산성 도구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하이퍼클로바X를 활용한 서비스 제공도 본격화한다. 코딩·디자인·기획 등 전문 업무를 지원하는 하이퍼클로바X 기반 비즈니스 플랫폼 ‘커넥트X’의 수출 가능성도 점쳐진다. 네이버는 최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일부 기능에 대해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며 사용성을 검증하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네이버웍스와 클로바노트 등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기존 서비스의 글로벌 확장을 가속할 것"이라며 "폭넓은 서비스를 통해 구축한 노하우와 AI 기술력을 바탕으로 더욱 다양한 기업용 업무 생산성 도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